‘공 좀 찬다’는 사람이면 대부분 아는 브랜드가 ‘키카(kika)’다. 1981년 설립 이후 국내 상황에 맞는 축구용품, 특히 편안하고 튼튼한 축구화로 이름을 쌓았다. 맨땅이 많은 국내 운동장 여건에 맞춰 가죽의 내구성을 높였고, 땅을 많이 차더라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접착에 힘쓴 덕분이다.
20년 넘게 축구화 연구·생산을 해 온 김창호 사장은 “발 모양별로 네 가지 신발 골(라스트·last)을 개발해 수요에 맞게 제작한다”고 말했다. 발 볼 사이즈를 세분화해 인종에 관계없이 누가 신어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격렬한 동작에 따른 무리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였다. 김준형 영업본부장은 “몇 년 전 한국에서 뛰었던 에드밀손(전 전북 현대)은 브라질에서 우연히 경험했던 키카를 기억하고 다시 찾더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키카는 5만~7만원대의 중간 가격대 축구화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10만원대의 고품질 제품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마드리드 TRX’는 축구화 소재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캥거루 가죽을 쓴다. 호주산 캥거루 가죽은 가볍고 내구성과 탄성이 좋아 발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김 사장은 “신었을 땐 발의 형태에 맞게 감싸주고, 벗었을 땐 원상복구가 잘 된다”고 말했다. 밑창의 스터드 부분은 용인 송담대와의 산학 연구가 거둔 결실. 가속력과 순발력을 높이는 데 좋은 일자형 스터드와 빠른 회전에 도움을 주는 원형 스터드를 인체공학적으로 배치했다.
▲ 키카 축구화 |
키카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브랜드로서 국내외에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1994년 바레인 국가대표팀을 후원했고, 국내 프로팀인 울산 현대와 대구 FC의 공식 스폰서로 유니폼을 지원한 바 있다. 작년엔 여자축구 피스 퀸컵의 공식 후원사였다. 김휘 대표이사가 대한축구협회 산하 초등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어 유소년 축구 저변을 넓히는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35개국에 상표 등록이 되어 있으며,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와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중국에도 15개 총판이 있다. 국내 대리점은 250개.
하지만 국내 축구용품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키카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키카의 매출액은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160억원을 정점으로 떨어지는 추세. 1990년대 후반 한때 점유율 50%를 넘었던 축구화 역시 외국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고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총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축구화 외에 스포츠 의류 사업을 강화해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김준형 영업본부장은 “정부가 IT(정보기술) 산업을 지원하듯 토종 스포츠 브랜드 육성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