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활약하고 있던 다산부대(건설공병부대) 윤장호 병장이 귀국을 불과 두 달 앞둔 27일 자살폭탄 테러에 희생됐다. 베트남전 이후 해외에 파병된 우리 군인이 테러로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중학교 때 미국 유학길을 떠났던 윤 병장은 “부모님이 고생하시는데 보답할 길은 공부뿐”이라고 했다 한다. 미국 대학에서는 식당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했고 졸업 후엔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귀국했다. 군에선 위험한 아프가니스탄 근무를 자원했고 현지에서 받은 월급을 꼬박꼬박 부모에게 보냈다. 한 집안의 귀한 아들이었고, 책임을 알고 의무를 다한 훌륭한 청년이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로부터 국력에 맞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이만큼 컸고, 세계 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나라의 입장에서 그 역할은 결코 마다할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는 더 커질 것이다. 우리는 그 부담을 감내하는 데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우리의 기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것이 세계 12위권 국가가 당연히 가야 하고,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역사상 세계의 주역이 된 나라 모두가 그 길을 걸었다. 이 길은 우리 민족이 처음으로 가는 개척의 길이기도 하다. 도전과 개척의 길은 위험한 길이다. 그러나 그 위험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앞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은 서로 그 길로 달려가겠다며 손을 들어 자원하고 있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 지원 경쟁률은 16 대 1에 달했다. 이 거침없는 젊은이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氣勢기세다. 이 힘이 우리를 반드시 세계사 주역 국가의 하나로 끌어올리고야 말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쿠웨이트, 인도, 파키스탄, 그루지야, 라이베리아, 수단에서 2500여명의 우리 젊은 장병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이나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故고 윤 병장의 희생에 한 시민은 “당신이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바친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것이 故고 윤장호 병장과 그 가족 앞에 온 국민이 새롭게 다짐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