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면 모차르트를 내세운 태교 음반, 책들이 많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아이의 지능이 높아진다는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 마케팅이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머리도 좋아진다는데 마다할 부모는 없다.

그러나 음악은 음악이고, 지능은 지능이다. 최근 독일 정부는 ‘단순히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지능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가 13일자 인터넷판 뉴스로 보도했다. 모차르트 효과는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프랜시스 라우셔 교수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에게 10분간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주면 음악을 듣지 않았거나 현대음악을 들은 학생들에 비해 공간 추론 지능검사 점수가 높아진다는 것.

독일의 과학정책을 총괄하는 연방 교육·연구부가 모차르트 효과를 조사한 것은 최근 관련 연구비 지원 요청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연구부는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교육학자, 철학자 등 9명의 전문가로 하여금 지금까지 출판된 모든 모차르트 효과 관련 논문들을 조사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게 옳은 일인지를 알아보게 했다.

조사 결과 음악을 듣는 것이 지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대부분의 연구결과는 재현이 불가능하거나 효과가 20분도 가지 않는 것들로 판명됐다. 또한 일시적인 효과 역시 모차르트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이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었다. 조사단을 이끈 훔볼트대 랄프 슈마허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논문의 문제점들을 철저히 조사했다”며 “라우셔의 ‘모차르트 효과’는 죽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조사단은 어린이들이 음악을 오래 배우면 지능이 발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결론을 내렸다. 슈마허 교수는 “한두 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몇 년 동안 음악을 배우면 작지만 지능지수 상승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음악이 당장 당신의 아이를 천재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