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인생의 종언을 고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의 ‘종언’은 ‘終焉’이라 한자로 써봐야 그 뜻을 분명히 알 수 있다.

終자의 본래 글자인 冬자는 발꿈치 모양을 본뜬 것으로 신체의 ‘끝’(end)이 본뜻이었는데, 4계절의 끝인 ‘겨울’(winter)을 뜻하는 것으로 더 많이 쓰이자 그 본뜻은 실 사’를 첨가한 終자를 만들어 나타냈다. 후에 終은 ‘끝내다’(finish) ‘마치다’(complete) 등으로도 확대 사용됐다.

焉자는 ‘언새’(焉鳥)라는 새 이름을 적기 위해서 그 모양을 본뜬 것이었는데, ‘어찌’(why; how)라는 의문 어조나 ‘이에’라는 부사적 용법으로도 쓰이게 됐다.

終焉은 ‘계속되던 일 따위가 이에[焉] 끝남[終]’이 속뜻인데, ‘없어지거나 죽음’을 이르기도 한다. 당나라 시인 한유는 조카를 추모하는 제문(祭文)에서 비통하고 애절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하고픈 말은 다했지만, 그댈 그리는 정은 끝이 없구려!’(言有窮而情不可終 - 韓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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