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충남 서천군 한산면 용산리 함태우(51·농민)씨의 보리밭 위로 헬기가 떴다. 3000여평의 밭 구석구석을 돌며 금새 농약을 다 뿌린 헬기의 모습에 마을 주민들은 신기해 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20분 정도 방제를 하고 헬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김병수 충남대 학생부처장, 나소열 서천군수, 농민 등 시연회장 참석자 150명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성공적인 비행을 축하했다.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석진영 교수팀과 무인항공기 전문벤처기업인 유콘시스템, 성우엔지니어링은 3년여의 공동연구 끝에 무인 방제헬기를 개발하는데 성공, 이날 시연회를 가졌다.
이 무인 방제헬기는 전장 2.5m에 프로펠러 길이 3.9m 크기로 30마력급 엔진을 장착했다. 25리터 약재를 싣고 시간당 1만~2만평을 방제할 수 있어 향후 수동 방제작업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순수 국내기술로 비행체, 전자장비, 자동비행 제어장치, 약재 살포장치 등 모든 시스템을 개발해 더욱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에서 농협 등이 운영중인 10여대의 농업용 무인 방제헬기는 전량 일본산. 이번에 국내 기술로 개발한 헬기는 주파수 혼선이 적고 비행거리 제한 설정 기능도 추가돼 일본산 헬기의 기능을 능가한다는 게 석 교수의 설명이다.
실시간 양방향 통신에 의해 조종사가 비행체의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보다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비전문가들도 교육을 받으면 손쉽게 조종할 수 있다. 헬기에 카메라가 탑재돼 실시간 원격탐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석진영 교수는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유지·보수까지 손쉽게 이뤄질 수 있게 됐다”며 “약품접촉 등 위험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