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발생한 KBS뉴스 방송사고로 시청자들도 황당해 했지만 해당 기자도 “마치 귀신에 씌인 것 같다”며 당황해 했다.
김동진 기자가 밝힌 방송사고의 전말은 이렇다.
KBS 1TV ‘뉴스 12’는 이날 낮 12시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고 소식 등 주요 뉴스를 전한 뒤 ‘네트워크’코너에서 대전시내버스 파업 상황을 알기 위해 대전KBS를 연결했다.
대전KBS의 이모 앵커는 “대전시내버스파업이 오늘로 11일째를 맞고 있습니다”며 “휴일인 어제와 그제 노사가 극적인 협상타결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습니다”고 앵커멘트를 한 뒤 “취재기자를 연결합니다.김동진기자”라고 현장 취재기자를 불렀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뉴스 상황이다. 그러나 당황스럽게도 방송에 나간 대답은 “왜?”라는 한마디.이어 이 앵커가 “협상이 결렬된 이유가 뭡니까”라고 하자 김 기자가 “몰라”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갔다.
이후 대전시내버스 노사 협상장면이 방송됐으나 기사내용은 전혀 보도되지 않았고,묵음인 채로 몇초가 지나갔다.
시청자들에게는 앵커의 질문에 기자가 반말로 대답한데다 뉴스를 전해야하는 기자가 “모른다”라고 하면서 뉴스도 전하지 않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방송이 나간 뒤 뉴스12의 김준석 앵커는 곧바로 관련 보도 내용을 설명하고,“연결상태가 고르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고,프로그램 말미에도 또 다시 사과를 하는 등 2차례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이러한 상황은 사고의 장본인인 김 기자에게도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김 기자는 “전적으로 나의 잘못으로 죄송하다.변명은 하고 싶지않다”는 전제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김 기자는 전화연결 당시 회사 내선 전화기를 왼쪽 귀에 대고 TV화면을 보고 대기중이었다.
때마침 책상 위에 놓아두었던 휴대전화의 진동음이 들렸다. 보통이라면 방송을 앞두고는 전화를 받지않는 것이 상식.
그러나 김 기자는 TV화면은 보고 있었지만 전화소리가 들리지 않아 방송연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었다.
지인으로부터 걸려온 휴대전화의 진동음에 급히 전화를 받고 “왜”“몰라”라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김기자의 이 대답이 앵커멘트와 교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황당한 방송사고가 난 것이다.
김 기자는 “기계부 쪽에 물어보니 회선에 문제는 없다고 하고 아마 전화기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치 귀신에 씌인 것처럼 상황이 진행됐다”며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마치 고의적으로 방송에서 반말을 한 것처럼 비친 상황에 대해 “방송기자 경력이 10년이 넘어 이런 사고가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알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일부러 사고를 내겠냐”면서도 “그러나 전적으로 나의 실수이고,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화연결을 앞두고 휴대전화를 받은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김 기자는 “회사에서 어떤 중징계를 내리더라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