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유조선 등 일반 화물선의 적재능력은 t수로 정하는데, 보편적인 것이 ‘재화중량t(DWT/ Dead Weight Tonnage)’이다. 선박에 적재할 수 있는 모든 화물의 중량을 말한다. 예컨대 30만t(DWT)급 유조선이라고 하면 원유와 선원, 식량, 연료유 등 배에 실리는 화물의 총중량이 30만t이란 얘기다.
배로 한 번에 실어 나르는 화물의 최대 무게는 어느 정도나 될까? 현재 현대중공업에서 32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실을 수 있는 원유의 양은 약 171만5000 드럼이다. 한 드럼이 200t이니 3억4300만t가 된다.
배럴(barrel)로 환산하면 215만7200배럴이다. 가격으로 치면 최근 원유(두바이유 기준) 1배럴 당 국제가격이 66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한번에 싣는 원유의 가격만 1억4000만 달러가 된다. 배 값과 맞먹는 화물을 싣고 다니는 셈이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TEU’라 해서 20피트(6.096M) 짜리 컨테이너를 몇 개나 실을 수 있느냐로 크기를 구분한다.
1만TEU급 컨테이너선이라면 10t 중량의 컨테이너 1만개를 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규모는 29인치 TV 150만대 또는 휴대폰 5000만 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배 크기 또한 매우 커서 길이가 334m나 된다. 이는 63빌딩 높이(249m)보다 85m, 에펠탑(300m)보다 34m나 긴 것이다. 갑판 넓이 또한 축구장 3개 크기와 맞먹는다.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 종류를 싣는 배는 부피 단위인 입방미터(㎥)를 쓴다. 현존 최대급인 21만6000㎥(입방미터)급 LNG선은 영하 163도로 응축시킨 LNG를 한 번에 21만6000㎥를 적재할 수 있다. 110만 울산 시민이 1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운반선(RORO선)을 수주했다. 소형 승용차 7900대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선체 내부의 12층 짜리 화물데크에 승용차를 싣는다. 이 데크의 크기는 약 6만4000㎡(약 2만평)인데, 축구장 11개의 면적에 해당하고, 여의도 광장의 3분의 1 크기다.
세계를 누비는 이런 엄청난 규모의 화물선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경제적 발전과 윤택한 생활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