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하마터면 당할 뻔했다.

1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개막전에 대만 대표팀 필승 선발로 등판한 린언위(26.라쿠텐 이글스)는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5회까지 무려 탈삼진 10개를 뺏어냈다. 직구보다는 체인지업과 포크볼 등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한국타자들이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린언위는 지난해 WBC 아시아라운드서도 한국전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투구수 제한 규정이 있던 당시 3⅔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 무대의 경험까지 갖춰 한국전 선발 등판 후보였다. 린언위는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투수 3관왕에 올랐고 라쿠텐에 이적했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식' 변화구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린언위의 변화구는 모두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횡 변화구에 익숙한 한국 타자들이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게다가 간간히 좌우 구석으로 찌르는 직구에 완전히 타격 리듬을 뺐겼다.

3회까지는 1회초 톱타자 이종욱의 몸에 맞는 볼을 얻었을 뿐 무안타로 침묵했다. 4회에서는 이대형의 안타를 발판으로 1사1,3루 찬스를 잡았지만 이대호가 역시 밑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끌어당기다 투수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5회 선두타자 이병규가 또 다시 맥없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한국 덕아웃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철저하게 린언위에게 당하는 게 아닌가 생각됐다. 경기가 풀리지 않았고 중반까지 끌려간다면 반격의 실마리를 놓칠 수 있었다.

린언위는 그러나 이종욱의 한 방에 무너졌다. 2사1,2루에서 한복판으로 쏠리는 변화구를 던지다 방망이에 제대로 찍히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때까지 한국을 상대로 빛나는 호투를 하던 린언위의 얼굴색은 잿빛으로 돌변했다. 그래도 린언위는 이후 2개의 탈삼진을 추가, 10개째를 채웠다.

린언위의 호투는 한국 타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일본 무대를 경험한 대만 투수 공략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이들은 어린 나이에 일본에 진출, 일본 특유의 제구력과 종 변화구를 흡수한다. 앞으로 대만의 투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공략법 마련은 한국에게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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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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