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가 잦기로 유명한 조지 W 부시(Bush) 미국 대통령은 올해도 숱한 말을 남겼다. 지난 9월 20일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그는 "사담 후세인이 모든 만델라들을 죽였다(Mandela's dead, because Saddam Hussein killed all the Mandelas)"고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처럼 이라크인의 화합을 이끌 인물들이 죄다 사라졌다는 의미였지만, 너무 직설적인 표현 탓에 '만델라 사망설'이 확산됐다. 같은 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북한·이란·시리아 등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으로 불렀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월 포르투갈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 정책에 대해 "미 행정부는 면도칼 들고 달리는 미친 사람(madman) 같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은 반대로 '절절하게' 미국 사랑을 표현했다. 11월 7일 미 하원 연설에서 "(2차 대전 때) 노르망디 해변에서 스러져간 20대 미군 청년들이 프랑스의 자유를 위해 흘린 피를, 프랑스인은 결코 잊지 않는다"고 해 미 의원들을 열광시켰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Ahmadinezad) 이란 대통령과 카를로스(Carlos) 스페인 국왕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아마디네자드는 9월 미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이란에는 당신 나라(미국)처럼 동성애자가 없다"고 해 논쟁을 불러왔다. 지난달 3일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카를로스 국왕은 자국 총리의 연설에 끼어드는 우고 차베스(Chavez)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입 좀 닥칠래?(¿Por qu� no te callas?)"라고 쏘아붙였다. 이 소리는 휴대전화 벨소리로 상용화될 정도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물론 차베스도 "못 닥치겠다. 스페인 국왕은 싸움소 같았지만, 난 솜씨 있는 투우사"라고 나중에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