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일명 '머슴론(論)'으로 공직사회 기강잡기에 나선 가운데 청와대가 사실상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는 대통령의 '복심'인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있다. 학자 출신인 류 실장은 청와대 첫 직원 조례에서 절제의 미덕을 강조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정부 출범 초기에 개인적인 욕망을 버리고 국정운용에 온 힘을 기울이라고 역설해 왔다.

이런 류 실장이 최근 한 회의에서 수석비서관, 비서관들에게 우회적으로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직사회에까지 '골프 금지령'이 파급됐다는 후문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노상 강조했던 창조적인 실용주의가 뭐겠나"라며 "대통령이 지시를 내려도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 교조적으로 따르지 말고 과연 적절한지 검토해서 자신의 판단을 반영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 대변인은 "하물며 골프 치는 것에 대해 금지령을 내리고 밑에까지 따르라는 것은 권위주의가 아니냐"면서 "상황에 따라 골프를 칠 수도 있지 않나. 내가 이해하기에는 그런 뜻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 없이 바쁘게 일하는데 골프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와전된 것 같은데, 골프 금지령은 없었다"며 "확실히 말하지만 (류 실장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머슴론'으로 공무원들의 기강 잡기에 나선데 이어 청와대 발(發)로 '골프 금지령'까지 나돌고 있어 공무원 사회의 긴장과 눈치보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