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태화강을 따라 조성된 대밭은 그 길이가 4㎞라 '십리대밭'이라 부른다. 일제 때 잦은 범람으로 농경지 피해가 많아지자 주민들이 홍수 방지용으로 심었던 것이다. 지금은 태화강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치가 '울산 12경(景)'의 하나로 꼽힌다.

대나무는 사계절 어느 때 보아도 좋다. 봄의 죽순(竹筍)은 새 힘을 주고 여름철의 시원함은 그 무엇과 비길 수 없다. 가을 바람에 잎이 부딪히는 소리와 겨울에 녹색 잎을 덮은 흰 눈은 장관이다.

대나무는 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로 인하여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예로부터 선비의 사랑을 받았다. '대쪽 같다'는 말은 부정과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굳게 지킨다는 뜻이다. 군자가 본받아야 할 품성을 지녔다고 해서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사군자로도 꼽힌다.

태화강 십리대숲의 대나무.

대나무에 관해선 '나무인가요? 풀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나무란 줄기가 목질화되어 있고, 여러 해를 살며, 줄기에 형성층(形成層)이 있어 부피 생장을 하는 식물을 말한다. 대나무는 줄기가 목질화 되어있고 여러 해를 살지만 부피생장을 하는 형성층이 없다. 즉, 풀이라는 말이다. 분류학적으로는 외떡잎식물로 화본과의 여러해살이 상록 교목이다.

대나무는 30~50일이면 키가 다 자란다. 모든 마디 사이의 밑 부분에서 생장이 일어나기 때문에 빠르게 키가 큰다. 이후부터 가지가 나오며 죽을 때까지 줄기가 단단해지기만 한다. 어린 죽순은 단단한 땅을 뚫고 나와 하루에 최고 100㎝까지 자라는데, 무공해 자연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대나무의 속이 비어있는 이유는 줄기와 속의 성장 속도 차이 때문이다. 줄기의 벽을 이루는 조직이 대단히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속을 이루는 조직은 세포분열이 느리게 일어나는 데 그 원인이 있다.

흔히들 대나무 하면 '전남 담양'을 떠올리지만, 담양의 대나무 전문가들이 울산 십리대밭을 찾아와 보고는 넓은 면적과 잘 자란 모습에 놀라고 부러워한다. 태화강 십리대밭은 울산시민의 자랑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