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부탁함'을 일러 하필이면 왜 '의뢰'라고 하는지는 '依賴'란 두 글자 속에 그 힌트가 숨겨져 있으니….

依자가 갑골문에서는 '옷 의'(衣) 안에 '사람 인'(�)이 들어가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옷을) 입다'(put on)가 본래 의미였다. 사람은 털이 거의 없으니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옷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으니 '의지하다'(depend on) '따르다'(follow)는 뜻으로 확대 사용됐다.

賴자는 돈(화폐 수단)으로 쓸 조개[貝]를 칼[刀]로 잘 다듬어 다발[束·속]로 엮어 놓은 것을 통하여, 안전한 곳에 두거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다'(entrust)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부탁하다'(beg) '믿다'(trust) 등으로도 쓰인다.

依賴는 '남에게 의지(依支)하고 맡김[賴]'이 속뜻이기에 '남에게 부탁함'을 이르기도 한다. 옛말에 이르길, '남에게 의지하는 자는 위험하고, 남의 신하 노릇 하는 자는 욕을 보기 마련이다.'(依人者危, 臣人者辱 - '東周列國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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