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만 되면 떠오르는 인기 상품이 있다. 동네 아줌마들을 대상으로 유행하고 있는 자외선 차단 썬캡이 그것이다.
검고 투명한 필름을 장착한 모자를 쓰고 얼굴전체를 외계인처럼 가리고 다니는 아줌마들의 몸짓은 당당하다. 매년 강렬해지는 자외선으로부터 이보다 간편한 방어막은 현재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활동성 측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외선 차단 썬캡의 재질은 무엇이고 어떤식으로 자외선 차단율 검사가 이뤄지는 것일까.
◇ 안전기준 없는 썬캡, 멋대로 '자외선투과율 시험'
여름철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강렬한 햇빛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때문에 자외선차단제, 모자, 양산, 썬글라스 등 각종 방법들이 동원돼 자외선 잡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중 몇 년 전부터 등장한 자외선 차단 썬캡은 집밖을 나설 때 별다른 준비 없이 간편하게 외출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자외선 차단 썬캡은 정부에서 따로 품질기준을 정한 관리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규격을 가지고 판매에 들어가는 제품은 아니다.
때문에 자외선차단과는 전혀 상관없는 플라스틱시트(투명판)같은 필름들도 자외선투과율을 시험하는 기관에 의뢰해서 검사를 마친 후 소비자에게는 자외선 차단율 시험을 거친 제품이라고 속여 판매하거나 과대광고를 하는 경우가 적잖다.
생활환경시험연구원 고분자물성팀 관계자는 "어느정도 이상의 투과율을 지녀야 된다는 기준도 없고 시험을 할 때 필름자체만 가지고 하기 때문에 용도는 더더욱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업체에서 자외선차단 항목을 원해 의뢰하면 단순히 차단율이 몇%인지 결과값에 대한 시험만 할 뿐이며 자외선 차단 썬캡 자체가 강제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필름의 재질을 확인하거나 용도에 따른 별개의 시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나온 자외선 차단 결과값도 자외선 종류별로 나눠 시험이 이뤄지지 않고 하나의 평균값으로 결과치가 나온다는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는 "시중에 나와있는 자외선 차단 썬캡은 어떤 자외선을 얼마나 차단하는지 그 결과치를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현재 자외선 차단율이 80%이상 나오는 폴리카보네이트 필름도 필름의 두께나 코팅재질에 따라 차단율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험은 단순 투과율 시험에 그치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과대광고를 불러올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에서 가짜 폴리카보네이트 필름을 부착한 제품들이 종종 유통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자외선 차단 썬캡 업체 S사의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은 부착된 필름만 보고 정품의 폴리카보네이트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 자외선 차단 썬캡 '과신은 금물'
대개의 소비자들은 필름 색상이 어두울 수록 자외선차단율이 높다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전문의들은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주의한다.
업체 관계자는 "자외선 차단율을 높이기 위해 검정색을 많이 쓴다"고 말하지만 전문의들은 색상과 자외선차단율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에 많은 전문의들은 자외선 차단 썬캡을 쓸 때 자외선차단제를 겸용 할 것을 권한다.
전남대 피부과 이승철 교수는 "너무 자외선 차단 썬캡을 과신해서 쓰고 다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차적인 용도로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자외선 A같은 경우는 유리창도 통과하는 강력한 자외선 종류로 피부주름살을 유발해 피부노화를 촉진시키고 더 나가 피부암의 주범이 되기 때문에 항상 외출시에는 꼼꼼한 피부관리가 필요하다는게 대다수 전문의들의 주장이다.
김범규 기자 bgk1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