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3년간 쓸 수 있는 900억 배럴 규모의 원유가 북극권에 매장되어 있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 러시아,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 등 북극 인접 5개국 간에 자원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지질조사원(USGS)은 23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발견되지 않은 전 세계 원유매장 추정량의 13%인 900억 배럴 정도가 북극권에 매장돼 있다"고 밝혔다. 이 매장규모는 현재 전 세계가 매일 약 8640만 배럴의 원유를 소비한다고 추산할 때, 3년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또한 세계 최대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매장 추정량(2600억 배럴)의 35%에 이른다. USGS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천연가스 매장추정량의 30%에 해당하는 47조3000억㎥의 천연가스가 역시 북극지역에 매장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극이 자원의 보고(寶庫)라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면서, 이 지역 인접 국가들 간에 자원 확보 각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8월 북극해 해저에 잠수정을 내려보내 러시아 국기를 꽂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며 자국 영토임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덴마크도 미국 에너지그룹 엑손모빌 등과 손잡고 자치령으로 확보한 그린란드 서부연안의 유전개발에 착수했다. 미국도 알래스카 자원개발을 위해 올해 초부터 에너지그룹 로열더치셸과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조지 W 부시(Bush) 대통령은 그동안 금지된 미국 연안 유전개발을 허용해 줄 것을 의회에 공식 요구하면서 북극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