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인 1978년 11월 18일 남미(南美)의 가이아나 정글에선, 900명이 넘는 미국인 신도들이 집단 자살했다. 미국 인디애나 주 출신의 사이비 교주 짐 존스(Jones)가 이끄는 인민사원에서 발생한 이 최악의 집단자살 사건은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이들은 존스의 지시에 따라 독극물이 든 주스를 마시고 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 자살에 앞서 캘리포니아 주에 근거지를 두었던 인민사원의 인권유린을 조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레오 라이언(Ryan) 연방 하원의원과 NBC방송 기자 등 5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미 연방 하원의원이 사살된 것도 초유의 일이었다.

초(超)강대국 미국의 국민들이 사이비 교주를 추종해서 외국으로 건너가고, 아무런 저항 없이 '집단 자살 의식'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존스는 신학을 공부하면서도 칼 마르크스와 히틀러, 스탈린 등에 심취했고, "세상이 핵 전쟁으로 멸망할 것"이라며 자신이 구세주임을 자처하다가 가이아나에 존스타운을 건설했었다.

사이비 교주 짐 존스, 사살된 라이언 의원

인민사원 집단 자살 30주년을 맞아 MSNBC, CNN 방송을 비롯한 미국의 언론은 이 끔찍한 사태를 되짚고 있다. MSNBC 방송은 존스타운의 생존자들을 만났으며, 존스의 아들 인터뷰를 17일 방송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의 일간지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는 "3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존스타운 문제가 캘리포니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17일에는 당시 사망한 라이언 의원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펼쳐진다. 캘리포니아 주 샌머테이오 시는 우체국의 공식 명칭에 라이언 의원의 이름을 넣기로 했다.

그러나 숱한 연구와 조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집단 자살이 결정되고 왜 수많은 신도들이 이 참극에 순수하게 동참했는지는 아직도 의문투성이다.

그런 가운데, 인민사원 사건의 생존자들은 아직도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라이언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윌리엄 홀싱거(Holsinger)는 그가 인민사원측으로부터 받았던 위협을 떠올리며, 당시의 악몽이 자신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남편과 가족을 모두 잃은 레슬리 윌슨(Wilson)은 1980년 권총을 그의 머리에 겨누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녀는 두 차례 결혼했지만 모두 이혼하고 불우한 생활을 하고 있다. 윌슨은 "단 하루도 인민사원 사건을 생각하지 않고 지나간 날이 없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시 12세였던 율란다 윌리엄스(Willams)는 경찰관이 됐지만, 그가 인민사원에 있었다는 사실은 동료들에게 비밀로 할 정도로 그 기억을 끔찍하게 생각한다.

다만, 존스타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온 샌디에이고 대학의 레베카 무어(Moore) 박사는 "만약 미국에 남은 신도들의 가족과 미국 언론들이 가이아나로 집단 이주한 존스타운 신도들을 압박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았다면 900명의 신도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