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 bull, ox, bullock, steer, heifer…. 글자는 달라도 칭하는 대상은 같다. 모두 '소(牛)' 혹은 '송아지'를 칭하는 영어 단어다.

소는 신석기 시대부터 길들여진 가장 친근한 가축이어서인지 그리스 신화는 물론 수많은 신화와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또 그를 지칭하는 단어는 특히 영어권에서 매우 다양하다.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 천진기 과장은 "그만큼 문화적 효용성이 많기 때문에 소와 관련한 언어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며 "농경 사회에선 소가 단연 중요하고, 우리나라 역시 상아탑에 빗댄 '우골탑(牛骨塔·소를 팔아 대학에 보낸다는 뜻)'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소에 대해 의존하는 바가 많았기에 자연히 단어도 세분화됐다"고 말했다.

소의 학명은 '보스 토러스(Bos Taurus)'다. 소의 우직한 모습 때문인지 '둔하다'는 뜻의 형용사 '보바인(bovine)'은 황소를 뜻하는 라틴어 '보브(bov)'에서 유래했다. 큰 수소를 뜻하는 '황소(黃牛)'는 영어로 '불(bull)'이나 '옥스(ox)'(요즘은 '거세한 수소'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암소는 '카우(cow)'다. '캐프(calf)'는 송아지를 뜻하고, 어린 수소 혹은 거세한 수소를 칭할 때는 '불록(bullock)'과 '스티어(steer)'를 쓴다. 3세 미만 암송아지 중 새끼를 낳지 않은 소는 '헤퍼(heifer)'라 부른다. 소를 뜻하는 집합명사 '캐틀(cattle)'은 라틴어의 '캐풋(caput)'에서 유래했다. 무언가 연상되지 않는가? 경제학에서 자주 접한 캐피털(capital·자본)과 관련이 깊다. 예전 영국인들은 '캐틀'을 '동산(動産)'의 개념으로 쓰기도 했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할 때는 용어를 달리 써야 한다. 소고기는 프랑스어 '뵈프(bœuf)'에서 유래한 '비프(beef)'라고 말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여기에 하나 더. 기름기가 적은 송아지 고기는 '빌(veal)'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