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가스 가격 분쟁으로 시작된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 사태로 유럽이 추위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의 가스공급 전면 중단조치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8일 가스가 끊긴 나라는 전날 12개국에서 폴란드·슬로베니아·몰도바가 추가돼 15개국으로 늘어났다.

"80일 분량의 가스가 비축돼 있다"며 느긋해하던 프랑스도 가스공급량이 평상시의 70%까지 감소하자 비축 가스를 일부 쓰기 시작했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은 관영 이타르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가야 하는 가스의 공급은 중단했으나 다른 가스관을 통해 종전 유럽 공급량의 40%(약 1억8000여만㎥)를 공급하고 있다"고 했지만, 유럽의 가스 부족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7일과 8일 밤 중부유럽 기온이 영하 27.7도까지 떨어지면서 유럽에서 12명의 동사자가 발생했다.

또 폭설로 파리 에펠탑과 이탈리아 밀라노의 말펜사 공항 및 프랑스 마르세유 공항 등이 한때 폐쇄되고 철도·도로까지 마비되면서, 가스 대란과 맞물려 큰 혼란이 야기됐다.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에선 7만여 가구의 가스난방이 중단되는 바람에 시민 20여만명이 밤새 영하의 추위에 떨었다.

이런 가운데 알렉세이 밀레르(Miller) 가즈프롬 사장과 올레흐 두비나(Dubina)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 나프토가즈 사장은 작년 12월 말 협상 결렬 후 처음으로 7일 밤 모스크바에서 가스가격 조정과 유럽행 가스공급 재개를 놓고 협상을 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두 사람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8일 다시 만나 협상을 속개했다.

이날 브뤼셀에선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 서부로 가는 러시아산 가스의 공급을 점검하는 EU(유럽연합) 감시단 구성 논의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