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가 삼성 역사상 첫 연봉조정 판결 사례가 될 지가 관심사다. FA에 한 시즌을 남긴 선수가 연봉조정신청을 한 사상 첫번째 케이스다.
박한이는 10일 오후 구단과 세번째 연봉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본인 요구액은 3억5000만원, 구단 제시액은 2억7000만원인데 세 차례 만남에서 양쪽 모두 요지부동이었다. 이날이 연봉조정신청 마감일이었다. KBO는 10일 저녁 4년 만에 연봉조정신청자가 생겼다고 발표했다.
박한이는 "솔직히 (조정신청 자체가) 기분이 안 좋다. FA 1년 앞두고 조정신청을 한 첫 선수라는 사실도 껄끄럽다. 내 이미지도 안 좋아질 것이고, 어려운 팀상황도 알고 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너무 실망이 컸다"고 밝혔다.
삼성에서 연봉조정신청을 한 사례는 마해영 노장진 등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모두 조정 판결 전에 취소했다. 규약상 KBO는 15일까지 근거자료를 접수한 뒤 20일까지 판결을 내리게 되는데, 절충안이 아니라 어느 한쪽 금액으로 손을 들어준다.
이래저래 박한이가 불리하다. 이긴다 한들 올 연말 FA 계약 때 '괘씸죄'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나도 그런 점을 알고 있다. 좋게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어느 정도 양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연봉에서 계속 손해를 본 나로선 구단에서 성의를 보여주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2001년 입단한 박한이는 2007년까지는 꾸준하게 연봉이 상승했다. 하지만 2007년에 타율 2할6푼7리 2홈런 27타점으로 부진한 뒤 2008년 연봉이 2억4300만원으로 10% 삭감됐다. 절치부심한 지난해 타격 8위(0.316), 출루율 5위(0.414) 등으로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졌다.
박한이는 그간 연봉과 관련해선 구단 의견을 잘 따른 편이었다. 동료들로부터 "너 때문에 협상도 못하겠다"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번 구단 제시액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 연봉 실무 관계자는 "본인이 예비 FA 효과를 기대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런 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수치상 성적에 비해 공헌도는 높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최종 판결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이 본인이 상황을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에서 제시액을 조금 높여준다면 충분히 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양측이 3억원을 기준으로 밀고 당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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