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흑석·중앙대입구역 이용자들은 역 출입구 지붕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신기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역 출입구와 계단을 지붕처럼 덮은 접이형 캐노피(canopy)가 설치돼 눈·비 올 때만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평소엔 접어서 역 안 지하공간에 보관해뒀다가 필요할 때만 펼쳐서 쓸 수 있는 캐노피를 개발, 흑석·중앙대입구역에 설치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캐노피는 지상과 연결된 지하철역 출입구 윗부분에 설치해 지붕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지하철역 계단에 눈·비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승객들이 미끄러져 다칠 위험을 줄여준다.
시가 마련한 캐노피는 '자동접이형'의 특장을 갖췄다. 한 번 설치하면 움직일 수 없고 시야와 인근 상가 간판을 가려 '답답하다' '장사에 방해된다'는 불만을 불렀던 기존 고정형 캐노피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뼈대가 굵긴 하지만 투명 덮개여서 안팎을 볼 수도 있다.
캐노피는 큰 경통(鏡筒) 안에 작은 경통이 접혀 들어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망원경의 원리처럼, 바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접고 펴길 반복할 수 있다.
이 역에 설치 중인 캐노피는 3단 접이형으로 평소에는 길이 3m로 접어 역 안에 보관하고, 자동센서가 눈·비를 감지하면 모터가 작동해 최장 9m까지 펼쳐지면서 지상 출입구를 덮게 된다. 시는 지난해 6월 이 캐노피에 대해 세계 최초로 특허 출원을 신청했고, 앞으로 건설될 경전철 출입구에도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