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드라마 '꽃보다 남자'(KBS2)가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드라마지만 '꽃남'은 방영 3개월 만에 방송 역사에 획을 긋는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숱한 신예 스타를 발굴했으며, 대한민국을 '꽃남 따라잡기 신드롬'에 빠뜨렸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도 받았고, 빠듯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
▶청춘스타 대거 탄생!
'꽃남 열풍'의 출발점은 구준표. 첫 방영부터 완벽한 외모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는 10여개의 CF를 싹쓸이하며 벼락스타가 됐다. 이민호의 높은 인기에 죽었던 콘텐츠가 다시 살아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민호가 과거 주연을 맡았던 영화나 드라마가 새삼 다시보기 서비스로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아이들 그룹 SS501의 리더였던 김현중도 이민호와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받으며, 10여개의 CF를 싹쓸이했다. 김범과 김준 역시 몸값이 치솟는 상황. 구준표의 약혼녀로 분한 이민정과 금잔디의 친구로 나온 김소은과 이시영 등은 단숨에 국민적인 인지도를 얻으며 CF 요정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종 기록 갱신
'꽃남'은 드라마 콘텐츠만 좋으면 신인 배우들로도 얼마든 지 대박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성공 방정식을 썼다. 첫 회 14.3%로 출발한 드라마는 3회만에 20%를 넘겼고 10회에서는 30%를 돌파했다. '꽃남'의 기세에 '에덴의동쪽'은 물론 '떼루아' '내조의여왕' '자명고' 등 다른 드라마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KBS 측은 '꽃남'의 드라마 다시보기 서비스 이용 실적이 역대 최고라고 밝혔다. '꽃남'이 시도한 떼거지 캐스팅을 벤치마킹한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트렌드도 이어지고 있다.
▶꽃남 따라잡기 열풍
드라마의 인기는 곧바로 '꽃남 따라잡기 열풍'으로 이어졌다. 배우들의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액세서리까지 유행하며 불황의 패션업계와 뷰티업계에 활로를 열었다. 헤어샵에서는 구준표 파마머리가 인기를 모았고, 패션가에선 F4의 프레피룩이 유행했다. '꽃남' 관련 상품은 대부분 대박 행진을 이었다. OST 수록곡들은 모두 히트를 쳤고, 꽃남 악보까지 출간돼 판매되고 있다. 드라마에 장소협찬을 한 뉴칼레도니아와 마카오 등은 여행업계의 불황 속에 매출 상승을 기록중이다.
드라마 폐인들의 '꽃남' 패러디물도 다양한 화제를 양산했다. 컴퓨터에 능한 많은 신세대들이 '꽃남' 관련 UCC 등을 만들어 드라마와는 별개의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막장 드라마 논란과 연이은 사건사고는 옥에 티
그러나 아쉬움도 많았다. 원작 만화에 충실하다보니 비현실적인 스토리가 지나쳤다. 집단 따돌림 장면이나 납치 감금 장면 등은 어린 시청자들이 보기에 부적합하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감독이 바뀌는 과정에서 빠듯해진 촬영 일정으로 인해 전례없이 많은 사건사고로 얼룩지기도 했다. F4 멤버들의 교통사고 소식이 줄을 잇더니 급기야 구혜선까지 교통사고를 당해 스페셜 방송으로 본방을 대체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악녀 3인방 중 한 명으로 나왔던 장자연의 자살사건은 가장 큰 충격으로 남아 있고, 지나치게 많은 PPL도 구설수에 올랐다.
'꽃남'은 왜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을까. 업계는 극심한 경기불황 속에서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유쾌한 '청춘 판타지' 소재를 들고 나온 점이 차별화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 남녀노소 불문한 전연령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