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영어는 언제 또 저렇게 배웠을까?"
지난달 29일 미국 LA에서 열린 2009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 김연아는 이날 131.59점을 얻어 합계 207.71점으로 우승이 확정된 직후 미국 방송사의 리포터와 통역없이 영어로 인터뷰를 했다. 김연아의 영어 인터뷰는 막힘이 없어 TV 생방송으로 인터뷰 장면을 지켜보던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운동에만 전념하는 국내 스포츠 여건상 운동선수가 김연아처럼 영어를 잘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가 모든 인터뷰를 통역을 통해 진행하는 것과도 대비되는 부분이다.
김연아의 유창한 영어실력 뿌리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 박미희씨(52)는 김연아가 7세때 피겨를 시작한 이후 국제대회 참가 등으로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적지않자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훈련장과 집을 오가는 동안에 승용차 안에서 하루 3∼4시간씩 영어 테이프를 들려주는 등 영어교육에 공을 들였다.
김연아의 영어실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은 지난 2006년 말 캐나다 토론토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면서부터다. 김연아는 이때부터 캐나다인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 및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훈련장에서 함께 생활했다. 김연아 스스로가 영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매일 연습장에서 마주치는 오서, 윌슨 코치와는 통역없이 영어로 대화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김연아는 현지인 영어강사와 교포로부터 개인 영어레슨도 받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1∼2차례씩 집으로 이들을 불러 영어과외를 한 것. 생활환경이 영어권인데다, 과외도 받으면서 김연아의 영어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어머니와 물리치료사 송재형씨 등과 함께 토론토 시내로 쇼핑하러 나갈 때 현지인과의 대화는 거의 김연아 몫이었다.
김연아가 임대해 거주하는 토론토 콘도의 김연아 방 책상에는 영어소설 등 영어원서가 10여권이 꽂혀있다. 김연아는 틈 나는 대로 영어 원서를 읽으며 좀 더 수준높은 영어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과 캐나다를 오가며 김연아를 뒷바라지고 하고 있는 IB스포츠의 김원민 매니저는 김연아의 영어실력과 관련, "외국인이 영어로 말하는 것은 거의 알아듣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영어로 말하는 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피겨관련 영어구사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분야에 관련된 영어는 공부할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경제와 사회 분야 등에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전문 용어를 많이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김원민 매니저는 "김연아가 외국어 배우기를 좋아한다. 또 연중 7개월 가량은 캐나다에 머물기 때문에 2∼3년 후에는 현지인 못지않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