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톱스타 성룡이 1970년대 무명 시절 한국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성룡의 스턴트맨 출연료는 1만5000원이었다고 합니다. 이 돈은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요?

― 서울 관악구 독자 최유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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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희 경제부 차장대우

성룡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명배우 시절이던 18세 때 한국에서 돈이 없어 자장면, 김치 하나가 전부였던 식사만으로 큰 행복을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성룡이 18세이던 1972년 당시의 스턴트맨 출연료 1만5000원은 2008년 현재 20만7712원 가치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통계청은 2005년의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연도별 물가지수를 산정합니다. 1972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7.922였고, 2008년은 109.70입니다. 1972년에 비해 2008년 물가가 13.8배 올랐습니다. 따라서 1972년에 성룡이 출연료 1만5000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을, 지금 사려면 20만7712원이 듭니다.

1972년에 성룡이 받은 출연료는 우리나라의 근로자가구가 한 달에 평균 벌어들이는 소득(3만8080원)의 절반이 채 안 되는 금액이었습니다. 출연료를 톨톨 털면 당시 쌀 한 가마니 반을 살 수 있었습니다. 쌀 한 가마니(80㎏)에 9844원하던 시절입니다. 금 3.75g(1돈)에 3172.5원이던 때였으니, 출연료를 몽땅 금으로 바꿔도 5돈이 채 안 됐습니다.

성룡이 3년 반 정도 한국에 있었다고 했는데, 만약 1975년까지 스턴트맨 출연료가 1만5000원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 생활이 훨씬 쪼들렸을 것입니다. 오일 쇼크의 여파로, 1972~1975년 새 물가가 59.7%나 껑충 뛰었기 때문입니다. 1만5000원 수입으로는 1975년에 쌀 한 가마니(1만8367원)도 사질 못했습니다.

성룡이 먹은 자장면 한 그릇 값은,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근거로 환산해 보니 1975년 1월에 140~160원이었습니다.

1972년에서 2008년 사이 우리나라 근로자가구의 가구당 명목소득은 100배(월 3만8080원→389만4709원)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성룡은 출연료 1만5000원의 무명배우에서 연소득 750억원의 톱스타로 대성공을 거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