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올시즌 필드 좌석을 신설한 사직과 문학, 테이블석을 늘린 대구등 관중석을 리모델링한 야구장이 몇 개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대규모 개보수 공사를 실시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구장이 있다. 세이부 라이온즈의 홈구장으로 개장 31년째인 세이부돔이다.

세이부돔 앞 광장에서 입구로 갈 때 먼저 느끼는 변화는 홈팀인 세이부의 덕아웃이 1루측에서 3루측으로 옮긴 것이다. 이번 공사로 휴게실 등 선수들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비좁았던 원정 팀 덕아웃에도 선수 개별 라커나 욕조가 설치된 샤워실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충분하지 않았던 식사 공간도 확충됐다.

그리고 관중석도 양상이 바뀌었다. 파울 지역에는 543석의 필드 좌석이 생겼다. 기존 내야 지정석 부분을 약 4000석 철거해 덕아웃 바로 위에 목조 테이블석인 '덕아웃 테라'나 카페 스타일의 관중석도 설치됐다. 테라스에서 보는 경치는 메이저리그 구장과 흡사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1년에 30경기 정도를 세이부돔에서 본다는 한 30대 남성은 이번 리모델링에 대해 "예전에는 낡은 구장에 화장만 한 것처럼 간단한 개보수만 반복했지만 이번엔 다르다.익숙해진 구장인데도 장내를 여기저기 걷고 싶어지고 싶을만큼 바뀌었다. 언제나 외야석에 앉지만 다음 달 경기는 테라스석을 예약했다"고 했다.

이런 개보수에 든 비용은 30억엔(약 393억원) 정도다. 세이부 구단은 2006년 겨울에 포스팅 시스템으로 보스턴에 입단한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낙찰금인 이른바 '마쓰자카 머니'로 이 비용을 충당했다. 당시 세이부가 얻은 마쓰자카 머니는 60억엔(약 786억원)에 이르렀다. 이 금액에서 세금을 뺀 대부분의 액수를 팬을 위한다는 대의명분하에 구장 개보수에 충당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올시즌 세이부는 지난 시즌보다 성적은 떨어졌지만 오히려 전년 대비 관중은 33.5%나 증가했다.

새로운 야구장을 만든다는 것은 용지 확보부터 시작해 결코 용이하지 않은 사업이다. 그러나 기존의 구장도 이처럼 대담하게 손보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세이부돔은 보여 주었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