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9일 출산률 제고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밝히는 자리에서 `아이는 자기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국민들도 저출산 탈피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아이낳기 좋은세상 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은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 같은 환경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울 수 있을까 의문이다"며 "직장생활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보육원이 많이 있지만 안심하고 맡길 보육원이 많지 않으며, 특히 평균 84%라는 높은 대학진학률 아래서 사교육비 등 비용도 상당하는 것.

대통령은 "현 교육제도로는 2명, 3명 낳을 경우 맞벌이를 해도 대학에 보낼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가 사교육 없애고, 공교육만 해서도 훌륭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고, 자기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면 애를 낳을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대통령은 또 "아이 낳아서 키우면서도 자아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정부가 뒷받침하겠다"면서 "자아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 낳아서 기르면서 느끼는 행복감도 크다"고 국민들 스스로도 출산율 제고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미혼 남녀에 대한 당부도 이어졌다. 대통령은 "이렇게 어려울 때 결혼해야 하나 생각하겠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결혼도 빨리 하는 게 좋다"며 "옛말에 `아이는 자기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고, 저 자신도 생각해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아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다 자기 것이 있다"며 "아이가 하나만 있어서 귀여움만 받고 사랑을 줄줄 모르고 자라난 아이보다 아이들이 많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은 아울러 "출산문제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1년, 10년, 20년, 30년을 내다보고 계속 꾸준히 정부가 장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재차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생아수는 46만6000명으로 2007년 49만3000명보다 2만7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동력에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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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