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겸 가수로 활동중인 윤복희(62)는 국내 미니스커트의 원조다. 지금까지 '윤복희 & 미니스커트'에 대해 잘못 알려진 한 가지는 그녀가 1967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에서 내렸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윤복희는 얼마전 한 TV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해 "60년대 중반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면서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기사는 오보"라고 38년만에 진실을 밝혔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김포공항으로 귀국할 당시는 겨울이라 털 코트에 장화를 신었다. 추워서 미니스커트를 아예 입을 수가 없었는데다 당시는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이라 새벽에 도착한 그녀의 모습이 사진으로 찍힐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니스커트의 원조로 볼 수 없을까? 여전히 그녀는 문화연예계가 꼽는 1호 미니스커트 아이콘이다.
윤복희는 1960년대 초 미8군부대에서 세계적인 재즈스타 루이 암스트롱 모창을 잘하기로 소문난 10대 소녀였다. 그것이 인연이 돼 루이 암스트롱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됐고, 불과 15살의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해외무대에서 활동했다. 이때 그녀는 미니스커트와 힙 슬렁 바지, 고고 부츠와 같은 60년대 서양식 젊은이들의 스타일을 많이 접할 기회를 가졌다. 윤복희 스스로의 고백처럼 귀국 당시 옷차림은 사실과 달랐어도 그녀가 처음으로 국내에 미니스커트 차림을 선보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윤복희는 67년 스물 한살의 섹시한 모습으로 귀국한 이후 각종 미니스커트 패션쇼를 주도했고 가수 남진과 함께 영화 '미니아가씨'(68년)에도 출연했다. 제명에서 알 수 있듯이 미니스커트 트렌드가 소재인 사실상 타이틀 롤이다. 요즘의 초미니스커트에는 좀 떨어지겠지만 그녀가 입었던 미니스커트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옷차림이었다. 미니스커트는 한때 길거리에 단속반까지 등장할 정도의 선풍적인 열풍으로 이어졌다.
윤복희가 60~70년대 '미니스커트 열풍'으로 대변되는 젊음과 파격의 상징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녀의 미니스커트 옷차림은 이후 CF에 출연하면서 찍은 장면 등을 통해서도 생생히 입증하고 있다. 윤복희는 자신의 미니스커트 패션과 관련해 "67년 귀국할 당시 미국에선 몇년전부터 단발 머리 스타일과 미니스커트 패션이 한창 유행할 때였다"면서 "아무래도 패션트렌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은게 사실이고 그런 옷차림이 국내에서 다소 파격적으로 비쳐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