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세계 11개 국가, 노벨상 수상자 5명, 전·현직 국가원수 4명….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만해대상'은 세계적인 업적을 이룬 이들을 수상자로 배출하면서 세계적인 상(賞)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만해대상은 일제 식민지하에서 독립운동·문학·종교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발자취를 남긴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가 1997년 제정했다. 매년 평화·문학·포교·실천·학술·예술 등 각 부문에서 만해의 사상을 실천하고 있는 인사를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국경·종교 넘어선 64명의 수상자
올해까지 13회에 이르는 동안 만해대상(초기엔 만해상)을 수상한 사람(단체)은 모두 64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영국·남아공·티베트·나이지리아·몽골·네팔·가봉·호주·이란 등 11개국에 이른다.
수상자들의 면면은 단순히 국경과 인종의 벽을 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故) 강원룡 목사(6회 평화)와 함세웅 신부(10회 실천)·가톨릭농민회(1회 실천) 등 불교가 아닌 이웃 종교인과 종교단체가 상을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7회 평화)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8회 평화), 달라이 라마(9회 평화), 나이지리아 시인 월레 소잉카(9회 문학) 그리고 올해 수상자 시린 에바디 변호사 등 노벨상 수상자들도 만해대상 역대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만해대상의 눈길은 특히 어려운 이웃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을 찾아내고 있다.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김순권 경북대 교수(2회 평화)는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활동으로,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이사장(4회 평화)은 북한 결핵퇴치사업에 앞장선 공로로 각각 상을 받았다. 네팔기자연맹(11회 실천)은 왕정(王政)에서 공화정(共和政)으로 이양하는 과정에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 영국 출신 로카미트라 법사(12회 평화)는 인도 내에서 카스트제도 철폐에 앞장선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문화예술계의 별들
만해대상은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원로·중진 문인들을 대거 수상자로 배출했다.
정완영(3회) 김남조(11회) 고(故) 이형기(5회) 고은(2회) 신경림(6회) 황동규(10회) 오세영(4회) 시인과 소설가 황석영(8회) 조정래(7회)씨가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김지하(11회) 시인은 평화 부문 상을 받았다. 해외에서도 미국 시인 로버트 핀스키(10회)에 이어 올해 로버트 하스가 문학 부문 상을 수상한다. 유종호(11회 학술) 이어령(12회 문학) 조동일(3회 학술) 김윤식(7회 학술) 권영민(11회 학술)씨와 데이비드 맥켄 미국 하버드대 교수(8회 학술) 등 국내외의 저명한 한국문학 연구자들도 수상했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신응수씨(4회 예술), 박찬수 목아박물관장(6회 예술), 무용가 이애주 서울대 교수(7회 예술), 영화감독 임권택씨(8회 예술) 등도 만해대상을 빛낸 문화예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