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올라가면 개인이나 주식을 소지한 기관 등이 주식을 팔아 차액으로 이익을 봅니다. 그러나 그 주식을 발행한 회사에는 구체적으로 직접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또한 주가가 오르면 배당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나요?

- 서울 영등포구 독자 허제행씨

A: 우선 자금조달이 쉬워집니다

최흡 경제부 증권팀장

매일 활발히 거래되는 주식시장을 보면 주식은 싼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 주기능처럼 알기 쉽습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의 매매 차익은 주식이 가진 기능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주가가 올라가면 기업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돈이 필요할 때는 여러 가지 돈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주식을 가지고도 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증자(增資)'라는 방법이죠. 증자란 주식을 더 찍어 내서 기업의 자본을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미 주식을 가진 주주들을 대상으로 추가로 주식을 나누어주고 그만큼 돈을 걷기도 하고,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면 이 투자자를 위해 주식을 새로 발행해주고 투자금을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증자를 할 때 주가가 높으면 같은 주식을 발행해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옵니다. 그만큼 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주가가 높을 경우에 회사로선 이익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가진 자사주를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히고 돈을 빌릴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겠죠. 보통 주가가 높은 기업은 이익도 많이 나는 기업이기 때문에 신용도도 높습니다.

또 주가가 내려가면 기업사냥꾼들의 사냥감이 되기 쉽습니다. 얼마 돈을 들이지 않고도 주식을 많이 사들여서 회사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주가가 높을 경우 이런 '적대적 M&A(기업 인수·합병)'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회사가 안정된 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주에 주는 이익 분배인 '배당'과 주가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보통 주가가 올라가는 기업은 이익도 많이 내게 마련이므로 배당을 많이 해 줄 수 있지만, 일률적으로 주가에 비례해서 배당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주가가 올라도 배당이 오르지 않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싼 주식을 사서 이전과 똑같은 배당밖에 못 받는 셈이니 배당을 늘려달라는 압력을 넣는 일이 많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