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馬韓)은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중반까지 서울·경기 일대, 호서(충청) 및 호남 지방에 존재했던 소국 연맹체이다. 청동기 시대 이후 철기 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립됐으며, 중국·일본 등과의 교역을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 실체가 뚜렷하지 않고 역사 기록이 일치하지 않아 학계에서는 마한의 실체와 정체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11월 29일까지 여는 특별전 《마한, 숨 쉬는 기록》은 마한의 발굴 유물과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전시다. 마한의 탄생부터 백제에 통합되기까지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 32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마한, 그 시작' '삼한의 으뜸, 마한' '마한, 삶과 신앙' '백제 속의 마한'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마한의 우두머리가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고리자루칼과 말모양허리띠고리 등을 통해 마한의 지배구조를 알 수 있고, 마한인들이 금보다 귀하게 여겼다는 구슬 장신구 등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과 신앙도 엿볼 수 있다. 마한이 백제로 통합되는 과정, 백제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했던 영산강 유역의 최후 마한 세력도 조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