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인터넷 혁명의 기틀을 마련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는 광(光)섬유를 통한 데이터 전송을 처음으로 구현한 영국 전화케이블회사(STC)의 찰스 가오(Kao·66) 박사와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주는 CCD(반도체이미지장치)를 개발한 미국 벨연구소의 윌러드 보일(Boyle·85) 박사와 조지 스미스(Smith·79) 박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상하이 태생의 영국·미국 국적자인 가오 박사는 영국 임페리얼대학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1966년 광섬유를 통해서 데이터를 100㎞ 이상 전송할 수 있는 것을 입증했다. 가오 박사의 공로로 인류는 광섬유 기반의 인터넷을 통해 신문·음악·사진·영상 등의 각종 자료를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사진·영상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해 인터넷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 준 CCD를 개발했다. CCD가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돼 사진을 찍으면 순간적으로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 메모리에 저장해 준다.
캐나다 출신으로 캐나다·미국 국적자인 보일 박사는 1969년 벨연구소에서 동료인 미국 국적자 스미스 박사와 함께 CCD를 개발했다. 보일 박사는 캐나다 맥길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스미스 박사는 시카고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일·스미스 박사의 CCD가 만든 영상·사진 데이터가 가오 박사의 광섬유를 타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KAIST 전기공학부 이창희(48) 교수는 "3명 수상자의 공로로 전 세계가 빛의 속도에 준하도록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인류의 기술 진보가 한층 가속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