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 등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쇼트트랙이 1992년부터 2006년까지 5차례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만 17개를 안겨준 '효자' 종목임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특히 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여자대표팀의 '노(no) 골드'를 비롯해 한국이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과 관련해, 국내 빙상계 일부의 '집안싸움' 탓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잡음은 지난해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나왔다. 예전에는 대표 선발전이 4월과 10월 두 차례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 선발전은 이례적으로 4월 한차례만 열렸다. 부상 위험을 줄이고 올림픽 대비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였다. 그러나 빙상계에서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와 진선유를 의도적으로 제외시키기 위해 선발전 일정을 조정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실업팀 진출을 앞두고 잡음을 빚은 이 두 선수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 진짜 이유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릴 때 부상 중이었던 안현수와 진선유는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남자팀은 이호석 곽윤기 성시백 등이 좋은 기량을 보여주며 안현수의 공백을 잘 메웠다. 그러나 여자팀은 나머지 선수들의 경험과 기량이 부족해 에이스 진선유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중국에 전종목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여자팀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은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등 이번 올림픽 기간 중에도 내부 문제가 계속됐다. 선발전에서 4위를 했으나 출전하지 못한 이 선수의 부모는 빙상연맹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남자팀이 1500m 결승에서 이호석과 성시백이 넘어지며 은,동메달을 놓친 뒤 서로 위로하며 분위기를 수습한 것과는 크게 비교됐다.
네티즌들도 빙상계 내부의 파벌 다툼에서 안현수와 진선유가 희생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게시판에는 "안현수와 진선유를 탈락시키기 위해 그들이 부상 중일 때 서둘러 선발전을 치렀다", "빙상연맹의 눈 밖에 난 안현수가 폭행을 당했다", "안현수가 남자대표팀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여자대표팀과 함께 훈련했다" 등 빙상계의 파벌 다툼을 지적하는 글이 계속됐다.
네티즌들은 또 “대표팀의 ‘에이스’ 안현수와 진선유가 출전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 “이번 대회 3관왕 왕멍도 진선유 뒷모습만 바라보던 선수” 등의 글을 올리며 아쉬움을 표하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