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있던 조선시대 문화재급 고서화가 500년 만에 귀환했다고 국민일보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서울 소격동 갤러리 학고재는 오는 10일부터 4월 25일까지 ‘500년 만의 귀향-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그림전’을 연다. 출품작은 한국 고서화 컬렉션으로 유명한 일본 유현재(幽玄齋)의 소장품 등 조선 초기부터 후기의 회화 30점으로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일본에서 돌아온 작품들은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기에 유출된 것으로 우찬규 학고재 대표가 이태호 명지대 교수의 자문을 얻어 10년 전부터 조선시대 서화를 사들였고 이번 전시를 통해 첫선을 보이게 됐다. 이는 해외에 유출된 문화유산을 개인이 사재를 털어 환수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는 10만여점이고, 이중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 10% 정도다.
전시작 가운데 1833년 일본 소장가가 족자를 꾸며 보관한 달천(達川)의 16∼17세기 ‘풍림정거도’(風林停車圖)는 숲 사이에서 수레를 타고 가는 장면 등 묘사가 조선 중기 화풍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달천은 조선 중기 문인 윤선각(1543∼1611)의 호이지만 그림에는 이름이 없어 작자는 불분명하다.
15∼16세기에 그려진 작자미상의 ‘매사냥’(鷹獵圖)과 ‘방목도’(放牧圖)는 인물상이나 붓질 등이 고려 불화의 전통을 잇는 작품으로 보물급에 해당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조선 중기 문인화가 양송당 김시(1524∼1593)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누각산수도’(樓閣山水圖)와 작자미상의 ‘송파휴금도’(松坡携琴圖)도 조선 회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 교수는 “이번에 환수한 고서화는 유독 빈 자리가 많은 조선 전기 회화사를 보완해줄 소중한 작품들”이라고 이 신문에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