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된 천안함 실종 장병으로부터 휴대폰이 걸려왔다는 유족들의 주장에 대해 국방부는 "전화가 걸려온 것이 아니라 실종자 부친이 전화를 건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실종된 심영빈 하사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 때마가 신호가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실종된 장병들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이들은 현재 수심 25m 아래 선체에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과연 수심 25m 아래 선체에 갇힌 이들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 수 있느냐는 것.
통신사 관계자는 휴대폰의 전원이 정상적으로 꺼지지 않았을 경우, 즉 전원을 끄지 않고 배터리를 분리했거나 휴대폰이 물에 잠겨 작동이 멈춘 경우 신호음이 계속 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실종된 장병의 휴대폰이 바닷속에 있다고 가정하고 육지에서 전화를 건다면 신호음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종자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선체에 생존해 있을 경우 바다 밑 선체와 휴대폰 통신이 가능할까? 통신업계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15m 정도의 얕은 바다에서는 잠수함에서도 통화가 가능하다”며 “천안함이 실종된 서해 백령도 인근의 수심이 깊지 않아 이론적으로는 (휴대폰 발신이)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선체의 물이 차 있거나 잠수함처럼 바다로부터 완벽히 밀폐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안정적 통화는 힘들고, 불안전한 신호를 보내는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종 장병들이 소유하고 있는 휴대폰을 통한 위치추적의 경우 역시 물에 잠기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신호음을 보낼 때 가능하다. 현재 군 당국은 통신사업자의 협조를 받아 휴대폰 위치추적을 하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군에서 위치 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바닷가에는 기지국이 많지 않아 위치 추적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특히 실종 장병들의 휴대폰이 물에 잠겨 작동하지 않을 경우엔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실종 장병들이 물에 잠기지 않은 채 휴대폰을 가지고 신호음을 보낸다고 해도 곧바로 이들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일반 휴대전화의 경우 발신 당시 이용한 기지국 위치만이 파악된다. 이 경우 해상에서 전화를 해도 근처에 있는 섬에 위치한 기지국의 위치만 추적될 가능성이 크다.
GPS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는 이번 천안함 침몰과 같이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정부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실시간 추적을 통해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천안함 실종자들이 바닷속 선체 내에 갇혀 있을 경우에는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통신관계자의 설명이다.
GPS 탑재 단말기를 가진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3각 측량을 통해 공간상의 좌표를 알아야 하므로 3개의 위성이 필요하고 그 위치 값을 보정하기 위해 또 하나의 위성이 필요하다. 즉 4개의 위성을 이용해 사용자의 단말기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하지만 위성 전파가 바닷속을 뚫고 들어가 철로 된 배 안 특정 구역에 있는 실종자의 휴대전화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