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실천하는 스타가 아름답다. 기부에 그치지 않고, 바쁜 시간을 제쳐놓고, 봉사를 천직으로 삼은 스타들이다. 이들에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와 그 이행이라는 거창한 말이 필요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스타들은 최근 국내서도 그 수가 크게 늘었다. 또 자선의 방법도 무척 다양해졌다. 재능을 나누고 몸과 마음을 기꺼이 나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한 조사에서 보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의 기부가 일반인의 기부행위에 동기를 부여한다'고 답한 사람들이 무려 80.4%에 달했다. 자선이 있어 삶이 한층 아름다운 스타들을 돌아봤다.










드라마가 보여줄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스타의 얼굴들
기부에서 행동으로'선행의 진화'

연예인들, 이웃과 부대끼며 현장속으로 …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탤런트 김혜자는 오는 25일 지진 참사로 신음하는 아이티로 날아간다. 난민촌에서 2주 동안 학교와 병원 재건, 식수 공급 등의 일을 도울 예정이다. 김혜자는 월드비전에 꾸준히 성금을 보냈지만, 그걸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직접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요청해 이뤄졌다. 가수 션은 벌써 아이티에 가 있다. 한국컴패션을 통해 3년 전부터 후원해 온 어린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어린이를 만나고 돕기 위해서다. 차인표도 후원 어린이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동행했다.

연예인의 사회봉사 활동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단지 성금을 후원하거나 홍보대사로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다. 직접 몸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있다. 지체장애아의 머리를 감겨주고, 홀몸 어르신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연탄을 배달해주고, 집도 지어준다. 봉사활동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아이티, 네팔,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지구촌 오지를 찾아간다. 연예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연예인 봉사단체인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지난 3월 경기도 구리시 지역의 어르신 500명을 초청, 맛있는 뷔페를 마련했다. 정준호, 유진, 김원희, 안재욱, 차태현, 박선영, 박진희 등은 직접 만든 전복죽 등을 대접했다.

한성주는 2월 초 경기도 광주의 한사랑장애영아원에서 첫 돌을 맞은 어린이와 함께 보냈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잔칫상을 마련해 직접 먹여주고 목욕도 시켜줬다. 이 영아원에는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생후 6개월 이상 6년 미만의 뇌병변, 지체장애 중증 장애아 6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네팔,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네팔에서는 의료봉사활동을 했고, 캄보디아에서는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빈민촌의 10남매를 찾아갔다. 밥을 해주고, 물동이로 물을 나르며 봉사활동을 했다.

김혜수는 지난해 여름 첫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10시간을 달려 빈농 지역인 꺼이랄리를 찾았다. 에이즈에 걸린 남매를 돌보고, 밥을 지어주기 위해 30㎏이 넘는 쌀포대를 번쩍 들어올리고, 이가 가득한 머리도 감겨줬다.

한지민도 '희망 천사'다. 지난해 여름 4박5일 동안 필리핀 오지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2시간을 가야 하는 민다나오 섬의 해발 2000m에 위치한 알라원이었다. 산길 18km를 5시간 동안 걸어가 30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한지민이 홍보대사로 있는 한국JTS는 2005년부터 이곳에 학교를 짓기 시작해 이듬해 학교를 완성했다. 한지민은 방송작가 노희경과 떡볶이를 해주고, 피리부는 법을 알려주고, 몸을 씻겨주며 즐거운 추억을 안겨줬다. 한지민은 12월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는 아프리가 잠비아에 가서 우물을 파주고 돌아왔다. 직접 삽질을 하며 비지땀을 흘렸다. 서울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한지민은 배우가 되기 전에도 수시로 봉사활동을 다녔다. "노인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앞으로 실버타운을 직접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연예인 봉사활동이라면 정애리를 빼놓을 수 없다.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국내 아동과 가나, 모잠비크, 우간다, 콩고, 에티오피아 등 206명의 아동들과 일대일 자매결연을 맺고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차로 4시간 달려가는 산악지역 흐엉호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정애리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20년 전이다. 방송 촬영을 위해 서울 노량진에 있는 '성로원 아기의 집'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현재 성로원 이사직까지 맡고 있다. 해마다 기부금으로 1억원 이상을 쓰고, 독거 노인을 위해 직접 연탄배달을 하는 정애리는 "앞으로 해외 후원 아동을 500명까지 늘리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입양아 보호에도 관심이 많다. 딸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게 특징이다.

이문세는 히말라야 오지마을의 학교를 돕고 있다. 산악인 엄홍길씨와 함께 한다. 2008년에는 '설레발 마운틴 클럽(산을 좋아하는 방송, 음악, 공연계 사람들의 산악회)'의 '설레발 히말라야 원정대'와 함께 네팔 다딩 지역의 날랑 마을을 찾았다. 40년이 넘은 교실과 화장실을 번듯한 시멘트 건물과 수세식 화장실로 고쳐줬다.

모델 출신 탤런트 변정수는 온 가족이 방글라데시 어린이를 후원한다. 2005년 결혼 10주년을 맞아 시작했다. 당시 후원 어린이 하빕, 루비나를 만나기 위해 남편, 7세 된 딸과 방글라데시에 갔다가 너무나 참혹한 환경에 충격받았다. 변정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매년 오지로 봉사활동을 떠나고 있다. 베트남, 케냐, 인도 등을 다녀왔다. 올해는 네팔을 방문할 예정이다. 변정수는 "전세계에 100군데의 복지센터를 건립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밖에 개그우먼 김미화, 가수 박정아, 배우 지진희 등도 독거 노인, 빈민국 육상 꿈나무 지원, 결식아동 등을 돕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