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배우 박진희(32)가 “연기자의 40%가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자살을 생각한다”는 내용의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박진희는 연세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전공 석사학위 논문인 ‘연기자의 스트레스와 우울 및 자살생각에 관한 연구(2009년)'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진희가 지난해 5월31일부터 6월13일까지 260명의 연기자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설문·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다. 설문대상은 월평균 소득 1000만원 이상의 주연급 스타에서부터 100만원 미만의 조·단역 배우까지 모두 망라됐다.

논문은 연기자들 사이에서 ’자살충동'이 심각하게 퍼져있음을 보여준다. 연기자 10명 중 4명 꼴로 “사는 것이 지겹고 죽어버리고 싶다(37.8%)”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본 적이 있다(43.5%)”고 답했다. 10명 중 3명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28.8%)”고 답했다. 자살을 하기 위한 약이나 물품 등을 사는 등 ‘준비행동'을 해봤다는 응답도 20.8%나 나왔다.

연기자들이 이처럼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이유는 ‘특수한 지위에 따르는 직무ㆍ생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됐다. 직무 스트레스의 이유로는 ▲내 일은 안정적이지 못하여 미래가 불확실하다 ▲캐스팅이나 각종 시상 및 평가가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못하다 등이 꼽혔다. 생활 스트레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연기자에 대한 화려한 인식과 실제 나의 생활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개인적인 감정을 숨기고 연기해야 한다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 사생활에서도 노력해야 한다 ▲계속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한다 등이 이유로 지적됐다.

연기자들의 직무 스트레스 지수는 100점 만점 중 53.12점으로 자영업자(48.12), 기업근로자(48.1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기자들의 우울증 지수는 고교생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