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로빈 후드'가 영화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12일 전세계에 처음 공식 상영된 직후인 13일 한국에서 개봉했다.
톱스타 러셀 크로우와 세계적인 명감독 리들리 스코트가 영화 '글래디에이터'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서양의 대표 의적이자 인간적인 영웅 '로빈 후드'의 이야기가 합쳐져 '글래디에이터'보다 더 커진 스케일과 서사로 단단히 무장했다.
영화는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셔우드 숲을 배경으로 한 의적 활동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 영국의 십자군 원정과 프랑스와의 전쟁 등을 배경으로 로빈 후드의 활약상을 더욱 다양하고 넓게 그려냈다.
또 전쟁 용병인 로빈에서 전쟁을 겪으면서 민중을 위한 의적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풀어냈다. 할리우드의 슈퍼 히어로 영화들처럼 단순한 영웅의 활약상이 아니라 영웅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과 전설이 된 영웅담 이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최근 '배트맨 비긴스' '스타트렉 : 더비기닝'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 등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영웅으로 완성되기 전의 모습을 조명하는 프리퀄(영화 속 내용과 관련해 그 이전의 일들을 다룬 속편) 작품들이 유행했듯 이번 '로빈 후드' 역시 프리퀄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로빈 후드'엔 실제로 로빈 후드란 이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러셀 크로우는 극 중 로빈 후드로 불리기 전의 이름인 전쟁 용병 로빈 롱스트라이드로 불린다. 영화 속 로빈 후드의 본명이다.
그러나 로빈 후드의 실제 인물이 누구인지는 불분명하다. 1160∼1247년경의 인물이라고도 하고 헌팅던 백작 R. 피츠스(또는 체스터 백작 랜들)의 별명이라는 설도 있으나 확증은 없다.
그럼에도 영국의 다양한 문학작품에 등장해 고전학자들은 실존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최소한 비슷한 인물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9~16세기에 걸친 구전과 문학 작품 등에서 무법자들이 '로빈 호드'(Robin Hode)란 이름으로 불렸던 사실을 감안하면 '로빈 후드'가 도적들이 애용하던 별명이었을 것이란 이론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