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손가락뼈와 치아가 이탈리아 피렌체 갈릴레오 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본지 6월 10일)
영웅의 신통한 능력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위인(偉人)들의 유해(遺骸)를 차지하려는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이번에 공개된 갈릴레이 유해도 그의 추종자들이 1737년에 이장(移葬)하며 떼어낸 것이다.
그 후 100년 이상 행방이 묘연하다 최근 발견된 뼈와 치아를 박물관이 경매로 사들였다. 지금도 남아있는 위인 유해로 성 니콜라스(270~343) 뼈가 유명하다.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그는 생전에 많은 이를 몰래 도왔다.
지금의 터키에 있는 미라 지방의 대주교에 오른 그는 가톨릭의 성인(聖人)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그의 유해는 도둑들의 표적이 됐다. 중세 사람들은 성자의 유해가 기적을 일으킨다고 믿었다.
성인의 유해를 모신 마을엔 성지 순례자들이 몰린다. 마을 입장에선 성자의 유해가 꽤 쏠쏠한 돈벌이 수단이었던 셈이다. 이걸 노린 이탈리아 동남부 항구도시 바리가 1087년 니콜라스 뼈를 훔쳐오는 데 성공했다.
이곳에선 지금도 산타클로스 유해 절취를 기념하는 퍼레이드와 불꽃놀이가 열린다. 빼앗긴 터키는 올 초 이탈리아에 해적들이 빼앗아간 유해를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본에 기독교를 전한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선교사 유해는 세계에 흩어져 있다. 엄지발가락과 다이아몬드로 덮인 손톱은 인도 고아에, 팔의 일부는 로마에, 손은 일본에 남아 있다.
특히 사비에르의 엄지발가락은 그를 숭배했던 한 여성 신도가 베어물고 달아났던 것이다. 히틀러와 함께 대표적인 독재자로 꼽히는 무솔리니의 뇌는 작년 11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등장했다.
2차 대전 후 처형당한 그의 시신 중 뇌의 일부를 미국이 1966년 부인에게 돌려줬다. 부인은 "뇌의 어떤 부분이 독재자를 만드는 요소가 되는지 궁금해했던 미국이 나머지 부분을 일부러 돌려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행방이 묘연했던 나머지 절반이 43년 만에 경매 사이트에 1만5000유로의 매물로 나왔다가 문제가 되자 다시 사라졌다. 정복자 나폴레옹의 성기(性器)도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1821년 부검 때 주치의가 잘라낸 나폴레옹 성기는 코르시카의 성직자에게 넘어간 뒤 1921년 뉴욕 맨해튼에서 전시됐다. 이것을 1977년에 뉴저지의 비뇨기과 의사가 3000달러에 사들여 침대 밑에 보관하다 세상을 떠났다.
나폴레옹의 성기를 상속받은 손녀는 최소 10만 달러 이상에 팔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발명왕 에디슨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은 미국 미시간 헨리포드 박물관에 있다. 에디슨의 벗 헨리 포드는 그것에 영혼이 있다고 믿었다.
그는 에디슨의 아들에게 마지막 숨을 유리관에 담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안구는 미국의 안과의사가 팔려고 내놓았고 미 중앙정보부(CIA) 요원이 잘라낸 체 게바라의 머리카락은 2007년 경매에서 11만9000달러에 팔렸다.
암살당한 링컨 대통령의 머리뼈 조각과 총탄은 워싱턴의 국립보건의학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부검 과정에서 사라졌던 베토벤의 머리뼈 조각은 올초 캘리포니아의 사업가가 매물로 내놓았다.
입력 2010.06.19. 03:18업데이트 2010.06.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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