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르시아가 4월6일 부산 LG전에서 5회말 홈쇄도 중 LG 포수 김태군을 보디체크로 튕겨내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당연히 보디체크로 밀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런데 또 우리나라에선 보디체크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것도 사실이야."

삼성 류중일 수비코치의 말이다. 주자가 홈쇄도를 할 때 상대 포수 역시 홈플레이트 앞에서 중계되는 공을 기다리는 접전 상황이 벌어지면 주자는 두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포수의 태그를 피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정면으로 강하게 부딪혀 포수를 날려버리고 홈을 밟는 방법이다.

이렇게 강하게 부딪히는 것을 보디체크라고 하는데 갑자기 류 코치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언급한 이유는 전날 있었던 삼성 채태인의 부상 장면 때문이다. 채태인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회말 최형우의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쇄도한 후 슬라이딩을 했다가 두산 포수 용덕한의 다리에 어깨부분이 걸리며 태그아웃됐다. 두산의 중계플레이도 좋았고 용덕한이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고 있었던 만큼 채태인은 슬라이딩보다 보디체크로 용덕한을 튕겨내야 했다.

류 코치는 "그런 크로스 상황에서는 보디체크가 맞다. 또 그렇게 가르친다. 강하게 부딪힌다고 해도 포수는 일단 장비를 다 착용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포수가 공을 일단 떨어뜨리면 다음 주자 상황도 바뀔 수 있다"며 보디체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곧 "우리나라에서는 보디체크가 시비거리가 될 수 있다"며 민감한 문제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단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고 만약 선수가 부딪힌 포수가 부상이라도 입는다면 감정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올시즌 초반이었던 4월6일 부산 롯데-LG전에서 롯데 가르시아가 완벽한 아웃타이밍임에도 불구하고 LG 포수 김태군을 보디체크로 튕겨내버리자 양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몰려나오는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보디체크는 분명 야구에서 정당한 주루 기술이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이런 보디체크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일본에서도 너무 심한 보디체크 때는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좁은 바닥에 다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어떻게 그렇게 심하게 부딪힐 수 있나"라는 어느 선수의 말처럼 한국에서는 여전히 보디체크가 기피되고 있다.대구=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