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어릴 적 자란 경북 영양군의 본가(本家)가 최근 신축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에서 태어난 이 장관은 세 살 때부터 종친들이 모여 있는 영양군에 와 살았다. '큰 뜻'을 품은 정치인들이 대사(大事)를 앞두고 부친이나 자신의 생가를 복원하는 경우가 있어 현지에선 이번 이 장관의 본가 복원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4일 영양군 석보면 답곡리. 수십 가구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산골 마을 한쪽에 보기 좋은 한옥 한 채가 있다. 본채와 사랑채, 창고 등 3개 동으로 이뤄졌고, 마당 가장자리엔 조그만 장승을 옆에 세운 정자를 갖추고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는 이 집의 대지 면적이 1489㎡이고, 살림채 82.35㎡, 사랑채 30.8㎡이며 일반목구조에 기와지붕 주택이라고 적혀 있다.

이 집의 소유주는 이 장관의 조카인 이대호(47)씨다. 집에는 이씨의 어머니이자 이 장관의 형수(77)가 살고 있고, 이씨는 대구와 영양을 오가며 살고 있다.

지난달에 가진 입택식에는 권영택 영양군수와 군 의원 등 지역 유력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지난 5월 열린 상량식(上樑式)에도 권 군수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측은 "지난 7월 재·보선 당선 직후와 추석 때 선산을 방문하고 이 집을 찾았다"고 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이곳은 밭이었다. 이 장관의 친척들이 20여년 이상 농사짓던 땅이었고, 그 이전에는 초가집이 있었다. 이 장관은 그 초가집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이곳을 본적지로 두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살았던 초가집 터에 근사한 한옥이 새로 지어졌다. 이 장관의 조카가 지은 이 집에서 지난달 지역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입택식이 열렸다.

이대호씨는 2008년 2월 이 땅을 분산 소유하고 있던 친척 3명에게서 땅을 매입해 집을 지었다. 건축비는 3억여원이 들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은 "부인이 금은방을 하는 이대호씨는 영양군에서 여러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집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이 지역 한나라당 대의원인 이모씨는 "이 장관 본가 신축 과정에 도나 군의 예산이 지원됐는지 밝혀달라"며 영양군청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씨는 "이 장관 조카의 재산 상황으로는 수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조달하는 게 힘들다고 봐 정보공개를 요구했다"고 했다. 이 집에서 마을 상징이자 천연기념물인 만지송(萬枝松)을 잘 보이도록 군청에서 주변 잡목을 벌목해줬다는 말도 나왔다. 석보면의 한 주민은 "영양군의 큰 인물인 이 장관에게 만지송의 기운을 전하려고 그랬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권영택 군수는 "이 장관 본가 신축에 예산 지원을 한 적이 없고, 만지송 기념물 관리 차원에서 녹화 사업을 했다"고 말했다.

신축 본가에 살고 있는 이 장관의 형수는 "아들(이대호)과 내가 살려고 집을 지었다. 이상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 장관실 관계자도 "고향 방문한 김에 조카가 집을 새로 지었다기에 들렀을 뿐 이 장관과 신축한 한옥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유명 정치인이다 보니 여러 뒷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