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25일 막을 내렸다. 서킷(circuit·경주용 트랙)은 호평을 받았지만, 숙박문제는 대회기간 내내 따끔한 지적을 받았다.

경기 외적으로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F1 취재진 등이 이른바 ‘러브호텔’이라 불리는 모텔촌에 묵었다는 점이다. 시설이 편리했다는 일부 기자도 있었지만, 여러 해외 언론은 숙소가 불결하고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플라비오 바네티 기자는 22일 "F1팀들 '섹스모텔'로 떨어지다. 팀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러브 스퀘어(love square)'에 짐을 풀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바네티 기자는 "러브모텔은 우후죽순처럼 많지만 더럽고 불결하다"며 "시간당 요금을 받는 이 모텔의 방은 두 명이 동시에 할 수 있는 샤워 시설도 갖췄다(두 명이 관계를 가지고 빨리 방을 빼기 위해서다). 이 방에는 필수적으로 비치된 것이 콘돔이고 가구는 없다"고 국내 러브호텔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했다. 그는 "음료나 스낵 자판기가 아닌 진동기 자판기도 봤다"는 한 영국 기자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F1팀들은 호텔이 부족해 지저분한 곳(brothels)에서 잠을 자야 했다"면서 "일부 F1팀 관계자들은 침대 밑에서 사용한 콘돔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F1팀 정비사는 모텔 측으로부터 '여자가 필요하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바가지 요금도 지적을 받았다. 바네티 기자는 하룻밤 숙박비로 250유로(약 40만원)를 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스위스 일간지 '블릭'은 하루에 225달러(약 25만원)를 내고 '러브호텔'에 묵었다면서 모텔의 이름을 하나씩 열거했다. 더 선도 하루에 150파운드(약 26만원)씩을 내고 '러브호텔'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일부 기자들은 취재를 다녀오느라 방을 비운 사이 누군가 들어왔다간 흔적이 있다며 '대실(貸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바네티 기자는 "취재를 끝내고 들어오니 화장실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고, 비누에 거품 자국이 보였다"면서 "이건 분명히 누군가가 내 방을 사용했다는 증거"라고 일간스포츠에 말했다. 그는 "방 안에 내 짐과 옷이 있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면서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그는 한 영국 기자도 이같은 상황을 겪었다며 “외계인은 절대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레이스에 참가했던 독일의 세바스찬 베텔(레드불)도 영암의 새 서킷에는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앞으로 고쳐져야 할 유일한 문제점은 많은 F1팀 관계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