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웹사이트 캡쳐

영국의 로이터통신이 한국의 토종 '삽살개'(일명 삽사리)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난 사연을 집중 조명했다.

16일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삽살개가 벼랑 끝에서 다시 회복했다’(Korean Sapsaree dogs bounce back from the brink)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민족 고유의 삽살개가 왜 멸종위기에 처했었고, 어떻게 다시 번식에 성공했는지를 소개했다.

기사를 쓴 로이터통신의 강형원 수석 에디터는 “삽살개는 충성심 강한 한국의 전통견으로, 한국인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들이 만주지역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털많은 삽살개를 대거 도살해 겨울코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기의 대대적인 도살과 광복 후의 가난했던 시기를 거치면서 삽살개는 눈에 띄게 숫자가 줄어들었다. 키 46~56cm에 몸무게 16~26kg 정도의 이 털많은 동물은 1980년대가 되자 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보기 힘들어졌다.

삽살개를 멸종위기에서 구한 사람은 경북대 생명과학부 하지홍 교수였다. 하 교수의 아버지는 1960년대부터 삽살개 보호를 위해 30여마리를 키워왔는데, 1980년대에는 고작 8마리만 남은 상태였다. 미국에서 유전학을 전공한 하 교수는 1985년 귀국 직후 사재(私財)를 털어 삽살개 복원에 나섰다.

“교수 월급으로 하기 힘든 일”이라는 아버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하 교수는 논밭을 다 처분하면서까지 삽살개 복원에 매달렸다. 그는 모든 삽살개로부터 DNA를 뽑아내 번식에 방해되는 형질을 없앴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1992년 삽살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면서 자금을 대기 시작했다.

덕분에 현재 삽살개는 전국에 1200여마리가 살아갈 정도로 번식에 성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하 교수는 지금은 ‘삽살개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사연을 소개하면서 통신은 “삽살개는 한국 전래동화에서 ‘주인을 구한 개’로 나올만큼 충성스러운 동물”이라며 “삽살개라는 이름은 ‘악귀와 불행을 막아준다’는 뜻”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