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 군이 대응사격으로 쏘았던 K-9 자주포 상당수가 북측 군사 시설·무기가 아닌 논밭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전략정보전문기관인 스트랫포는 최근 웹사이트에 우리 측 연평도와 북측 개머리 진지 부근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포격 사흘 뒤인 지난달 26일 미국의 위성사진업체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연평도 북서쪽 16.7km 지점에 있는 북측 방사포대를 겨냥했던 우리 군 자주포 포탄 중 14발이 포대 뒤쪽 논밭에 떨어진 흔적이 나타나 있다. 노란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에는 포탄이 논에 박히면서 움푹 패인 흔적이 남아있다.
포탄이 박힌 위치들은 북한군 방사포 6문이 나란히 1렬로 배치됐던 흔적(왼쪽 아래 노란색 표시부분)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북측 (군사) 피해도 상당히 컸을 것"이라던 우리 군의 추측은 상당히 궁색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방사포들은 위성사진 촬영 시점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앞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도 1일 국회 정보위에서 "위성사진을 보여달라"는 의원들에게 이 사진을 보여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을 본 의원들은 "우리 군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느냐. 이런 사진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공개할 거냐"고 화를 냈으며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원 원장은 이날 북한 측 피해상황에 대해 "우리가 80발을 대응사격했는데 45발에 대해서는 미국 등 위성사진을 통해 탄착 지역을 확인한 상태다. 내일 정보위 소위에서 위성사진을 회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성사진 확인결과 K-9 자주포 80발 중 탄착점이 확인된 것은 45발이고 나머지는 바다에 떨어졌다”며 “확인된 45발 중 14발을 사진으로 확인해보니 모두 주변 논과 밭에 떨어졌다”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