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연평도 포격 도발이 23일로 한 달이 됐지만, 부상 장병은 여전히 포격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최근 퇴원과 동시에 제대한 김용섭(22·당시 병장)씨를 제외한 부상 장병 15명은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구교석(21) 일병의 아버지는 22일 "교석이가 옆구리와 어깨에 박힌 포탄 파편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2번이나 받았다"며 "우리 아들뿐 아니라 다른 부상 장병이 몸에 파편을 십여개씩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중상을 입은 장병들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

한규동(19) 일병의 어머니 이필선(50)씨는 "아물지 않은 아들의 얼굴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한 일병은 파편이 얼굴에 박혀 15㎝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씨는 "아이가 휴지갑만 떨어져도 깜짝 놀라더니, 최근 연평도 포격 사격 훈련 때는 극도로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오른쪽 허벅지에 포탄 파편이 박히고 오른팔에 관통상을 당한 김명철(20) 일병은 1차 수술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오른팔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아이 전공이 기계공학인데 아직 팔이 낫지 않았다"며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도 잘 생활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다쳐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에 입원한 주민 변진식(왼쪽)씨의 왼팔을 조카 최병수씨가 주무르고 있다.

김진권(20) 일병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외진을 받고 국군수도병원으로 돌아왔다. 김씨의 어머니 진문자(47)씨는 "서울대병원 의사가 아들을 보더니 '연평도 부상 장병의 상태가 이렇게 심한 줄 몰랐다'며 깜짝 놀라더라"고 했다. 김 일병은 사고 당시 포탄 파편에 맞아 오른쪽 발등이 날아가고, 위와 쓸개·십이지장이 모두 파열됐다고 한다. 진씨는 "진권이가 낮에는 통증이, 밤에는 악몽이 찾아와 진통제와 수면제를 달고 지냈다"며 "한 달 사이에 몸무게가 10kg 넘게 빠졌다"고 말했다. 김 일병의 아버지 김봉수(52)씨는 "여기(국군수도병원)에서는 다리 수술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됐는데도 아이들은 여전히 병실을 못 벗어나고 있어요. 나라를 지키다 다친 아이들이니,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국가가 대책을 마련해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