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만달러 안팎인데, 구매력기준 1인당 GDP는 3만달러라는 보도가 있었다. 구매력 기준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서울 강북구 독자 박지윤씨


A : 물가 차이 반영 안 된 1인당 GDP로는 나라별로 구매력 알기 어려워
  나라별로 다른 물가 수준 고려해 실질구매력을 기준으로 매긴 소득

GDP(국내총생산)는 국내에서 가계·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 기간 생산활동에 참여해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계한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GDP는 각국 통화별로 평가하면 국제비교가 어려워 대개 달러화로 환산해서 발표합니다. 해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에서 발표하는 것은 달러표시 GDP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나라마다 다른 물가수준이 전혀 고려되지 않아, 1인당 GDP가 실제 그 나라에서 어느 정도 구매력이 있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가령 1인당 GDP가 같은 2만달러라고 하더라도, 물가수준이 다를 경우 같은 2만달러로 살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는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라별로 다른 물가수준을 고려해서 만든 수치가 구매력 기준(PPP·Purchasing Power Parity) 1인당 GDP입니다.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 IMF 발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164달러(전망치)이지만, 구매력기준 1인당 GDP는 2만9790달러로, 3만달러에 육박합니다. 구매력 기준 소득은 환율은 물론 물가까지 전 세계가 같다는 조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명목소득(2만164달러)보다 9626달러를 더 소비할 여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공공요금을 비롯한 물가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웃 일본과 한번 비교해 볼까요. 일본은 2010년 1인당 GDP가 4만2325달러,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3만3828달러입니다. 명목GDP보다 구매력 GDP가 훨씬 더 낮은 것은 그만큼 일본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매력 기준 소득만 보면 우리(2만9790달러)와 일본(3만3828달러)의 차이가 불과 약 4000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실질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 1인당 소득이 일본 수준에 근접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물가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1인당 GDP로 따지면, 일본(4만2325달러)이 여전히 우리(2만165달러)의 두 배가 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