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지사 효운(曉雲) 김영일(86·사진) 광복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50분 경기도 분당 제생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평북 정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남강 이승훈 선생이 설립한 민족학교인 오산학교에 다니다 1943년 12월 중국으로 망명해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했다.
고인은 광복군 활동과 함께 이 부대 기관지 '빛'의 편집위원으로 일했고 1945년 8월 국내 진공 작전을 위해 미 전략정보국(OSS)의 특수훈련을 받던 중 광복을 맞았다. 1949년 육군사관학교에 입교(육사 특별8기), 군문(軍門)에 들어선 고인은 주월 십자성부대사령관과 육군대학 총장을 역임했으며 1979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고인은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할 당시 서울 장충동의 낡은 판잣집에서 부모와 4남매 등 가족 8명이 사는 사실이 알려져 '하꼬방 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군을 떠난 이후에는 한국해외개발공사 사장과 광복군동지회 회장, 광복회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08년 6월 제18대 광복회장에 당선됐다.
고인은 광복회장이 된 뒤에도 행사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설렁탕과 햄버거 등 5000원 이하의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좋은 것 먹자 하면 한도 끝도 없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광복회원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인은 생전에 독립운동 선열 위패 봉안전 건립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으며,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근대사 교육에 힘쓰는 등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인은 은성화랑훈장(1951), 충무무공훈장(1969), 을지무공훈장(1970), 건국포장(1977), 건국공로훈장 애국장(1990) 등을 받았다.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금화씨와 1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 발인 4일 9시 30분. (02)3410-6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