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이 어디로 옮겼나요?" "주택본부는 프레지던트호텔 옆에 있는 재능교육빌딩으로 오셔야 합니다." 서울 중구 태평로1가 31번지인 서울시청 본관이 신축공사를 시작하면서, 서울시청은 사무실이 뿔뿔이 헤어진 '이산가족'이 됐다.
서울시 조직이 방대(1실 8본부 5국 12관·단 113개과 및 담당관)하다 보니 2008년 본관 공사가 시작되자 상당수 사무실이 짐을 싸들고 흩어졌다. 기존에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던 서소문·을지로·남산 별관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프레스센터와 상공회의소·재능교육빌딩에 추가로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다.
서소문 별관은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을 비롯한 부서가, 과거 미 문화원이었던 을지로 별관에는 문화정책을 다루는 부서들이 입주해 있다.
재능교육빌딩에는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들이, 프레스센터에는 경제진흥본부가 각각 사무실을 빌려 쓰고 있다.
상공회의소에는 여성정책 담당 부서가, 남산에는 도시안전본부와 소방재난본부 등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소문 별관을 사용하던 주택국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자리를 내달라며 강하게 요구해 눈물을 머금고 이사를 간 경우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소문 별관이 사무실을 다 수용할 수 없어 근처 파이낸스센터와 코오롱빌딩 등 시내 30여곳의 빌딩을 알아봤다"며 "각 부서가 원하는 사무실 면적과 교통 여건, 비용 등을 따져서 골랐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별관을 제외하고 시내 민간 사무실을 빌려 쓰면서 내는 돈만 월 평균 4억6000여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주택본부의 한 관계자는 "비 오는 날은 서소문 청사에 보고하러 오기가 불편하다"며 "지난겨울같이 추울 때는 외투를 껴입고 서류 봉투를 들고 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각국의 국장들은 중요한 보고를 위해 매일같이 서소문 별관을 왕복하고 있다. 문서를 배달하는 퀵서비스들도 시청 본관이 별관으로 옮긴 줄 몰라 급히 발걸음을 돌리는 때가 수두룩하다.
서울시청의 '대이동'이 시작된 지 3년 가까이 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대부분의 시민은 불편을 겪고 있다. 상당수는 공사 중인 걸 잊고 시청 본관을 찾았다가 황당해한다.
본관 공사장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서소문 별관을 찾았다가 자신이 원하는 사무실이 다른 곳에 있는 걸 알고 화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서울시 한영희씨는 "민원인들이 서소문 별관을 찾았다가 원하는 사무실이 다른 곳에 있을 경우 안내원의 길 안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본관은 내년 5월이면 신축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상 13층 지하 5층짜리 서울시청 본관 공사가 끝나더라도 모든 사무실이 다 들어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문의(02)731-68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