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의 기량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투구폼이다. 보통 투구폼은 팔이 나오는 각도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 스리쿼터도 일종의 오버핸드스로라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 엄격히 구분한다면 또 하나의 투구폼 종류로 봐도 좋다. 각 투구폼의 특징과 대표적인 투수들을 살펴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오버핸드스로(overhand throw)

글자 그대로 어깨 위에서 팔 스윙이 그려지는 투구폼이다. 보통 투수코치들이 투수를 지도할 때 밸런스를 많이 강조하는데, 오버핸드스로 투수의 경우 머리와 어깨, 팔의 각도가 균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어깨 회전을 하라고 주문한다. 무게 중심이 머리 또는 어깨쪽으로 쏠릴 경우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제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오버핸드스로 투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85% 정도다. SK 김광현이 오버핸드스로의 전형이다. 김광현은 아직도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밸런스 문제에 관해 지적을 받곤 한다.

스리쿼터(three quarter)

말그대로 4분의 3이라는 뜻이다. 투구시 팔이 나오는 각도가 다리와 허리를 넘어 신장의 4분의3 지점의 높이에서 형성되는 투구폼을 말한다. 스리쿼터 투수의 장점은 안정된 제구력이다. 야수들이 송구할 때 스리쿼터로 많이 던지는 이유도 원하는 지점에 비교적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와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이 비교적 적다. 때문에 정통 오버핸드스로형의 투수들도 나이가 들수록 점점 팔의 각도가 아래로 처지게 된다. 대신 오버핸드스로 투구폼에 비해 공의 위력, 공끝의 움직임이 작아진다. 지금은 은퇴한 구대성이 대표적인 스리쿼터형 투수였다.

사이드암스로(side arm throw)

일반적으로 평지에서 가장 위력을 보일 수 있는 투구폼으로 알려져 있다. 공이 오버핸드스로나 스리쿼터보다 아래쪽에서 오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들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왼손 타자들에게는 공략이 쉬워보이는 투구폼이다. 사이드암스로 투수들의 직구는 솟아오르듯이 날아들고, 변화구도 떨어지는 구종보다 옆으로 휘는 구종이 많다. 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도 공끝의 움직임이 오버핸드스로에 비해 횡으로 꺾이는 각도가 크다. 일본 야쿠르트 임창용이 대표적인 투수다. 삼성 권오준, 두산 김성배, KIA 손영민 등도 해당된다.

언더핸드스로(underhand throw)

일명 '잠수함' 투구폼이라고 말한다. 팔이 나오는 각도가 아래에서 위로 변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투구폼으로 김병현이 애리조나 시절 마무리로 각광받았던 원동력중 하나가 바로 이 언더핸드스로 투구폼이다. 생소함이 하나의 무기였던 것이다. 국내에서는 SK 정대현, 일본에서는 지바 롯데의 와타나베 ��스케가 대표적이다. 팔이 지면에 닿을 것 같은 투구폼이 인상적이다. 다른 투구폼보다 어깨와 팔꿈치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은 대신 유연성이 좋아야 롱런할 수 있는 폼이다. 공의 스피드보다는 변화를 가지고 승부를 하려 한다면 언더핸드스로 투구폼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