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민 채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평양 여성들

북한에서 한국산 옷은 동경의 대상이다. 한국산 옷을 걸치면 자신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 지 나타내는 징표로까지 통한다고 한다.

대북 라디오 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16일 함경북도 회령 소식통을 인용, “국경도시 장마당에서는 한국산 옷이 ‘본산제’로 불리며 상표가 그대로 붙은 채 팔린다”며 “한국 제품의 질과 디자인이 뛰어나 북한 주민들에게 큰 인기”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본산제’는 당초 일본산 중고 제품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일본산 제품이 우수하다고 알려지면서, ‘우수한 제품’을 통칭하는 말로 ‘본산제’라는 말을 썼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본산제’라는 말은 한국산 제품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회령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산을 ‘본산제’로 부르는 것은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알게 되고, 같은 민족으로서 긍지를 느끼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이 발전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같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자, 북한에서는 한국산 옷을 입으면 ‘수준 있는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최근 북한 주민들은 서로 옷 원산지를 자주 묻곤 한다”며 “중국산 옷을 입었다고 하면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본산제’를 입었다고 하면 한국산으로 알고 수준이 있는 것으로 알아준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주로 밀수로 들어가는 한국옷은 중고 매대에서 팔린다고 열린북한방송은 전했다. 중고 옷 매대에서 파는 옷은 주로 입던 옷을 파는 곳으로 여겨 검열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상표를 떼지 않은 한국옷을 팔아도 별문제가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을 통한 한류 열풍은 앞으로 함경남도 이남 쪽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 같다"며 "'한국'이라는 표현을 입에 올리기조차 두려워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한국 제품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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