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국왕의 동정·국정운영을 일기체로 정리한 '일성록(日省錄·국보 153호)'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이 됐다.
유네스코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10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권고를 받아들여 24일 오후(한국시각), 한국이 신청한 일성록과 5·18민주화운동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이상 1997년),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승정원일기(이상 2001년),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여러 경판, 조선왕조 의궤(이상 2007년), 동의보감(2009년)에 이어 모두 9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아시아 나라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며, 세계에서는 5번째로 많다.
◆일성록
일성록은 조선 영조 36년(1760년)부터 1910년까지 151년 동안의 국정 운영 내용을 기록한 일기다.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필사본)으로, 총 2329책 전체가 온전하며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다.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쓴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에 뿌리를 두고 있고 정조 즉위 이후에는 국가의 공식 기록으로 편입됐다.
유네스코는 일성록이 18~20세기 동서양의 정치·문화 교류의 구체적 실상과 세계사의 보편적 흐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록물은 1980년 5·18 당시의 문서 자료와 사진·영상·구술 자료 등 수만 점에 달한다. '5·18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정부 기관 자료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자료, 사진·필름, 피해자 병원 치료 기록, 국가 보상 자료 등 방대한 자료를 묶어 지난해 3월 말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내 일부 단체가 등재 반대 청원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으나, 김황식 총리가 국회에서 답변한 "이미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것인 만큼 그런 (단체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IAC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기록유산은 1992년 유네스코가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을 보존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 2년마다 각국의 신청을 받아 새 등재 유산을 정한다. 4월 현재 세계 83개국 19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