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광민 기자]27일 잠실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이스전에서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낫아웃 헛스윙을 한 오선진이 1루 베이스를 거쳐 3루까지 내달렸고, 후속타자 강동우의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하며 11-10 극적인 승리로 이끌었다.

낫아웃은 종종 일어나 야구 팬들에게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타자가 3루까지 간 것은 아마도 모두가 처음 본 장면이었을 것이다. 단순히 낫아웃 하나로 3루까지 간 것일까.

▲낫아웃이란?
일단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낫아웃'이라는 야구 용어를 알아야 한다. 정확한 용어는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Strike Out Not Out)으로, 말 그대로 스트라이크 아웃인데 아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제3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직접 글러브에 잡지 못했을 때 타자는 아웃이 아닌 상태로 1루까지 뛸 수 있다. 포수 또는 야수는 놓친 공을 잡아 타자의 몸에 태그를 하거나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1루로 공을 던져야 아웃으로 인정된다.

낫아웃은 무사 또는 1사에서 1루에 주자가 없어야 한다. 2사 때는 1루 주자 유무에 상관없이 성립된다. 무사와 1사 1루에서 낫아웃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상대팀의 의도적인 병살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낫아웃이 되면 타자는 1루에서 아웃, 세이프 유무에 상관없이 삼진이 기록된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었나?
9-10으로 뒤진 한화는 9회초 1사 2루에서 두산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오선진이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2-1에서 정재훈은 주무기인 포크볼을 던졌다. 볼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며 오선진은 헛스윙을 했다.

정확히 홈플레이트를 맞은 공은 두산 포수 용덕한의 머리를 훌쩍 넘겨 백네트 쪽으로 굴러갔다. 낫아웃 상황인 만큼 오선진은 1루를 향해 적극적으로 뛰었다. 2루에 있던 추승우는 3루를 거쳐 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중요한 것은 오선진이 1루를 지나 2루 베이스를 거쳐 3루까지 진루했다는 것이다. 오선진이 3루까지 가는데 4가지 기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삼진-낫아웃-폭투-실책이 만든 3루타?
일단 오선진은 삼진으로 처리된다. 비록 포수가 공을 잡지 못했지만 투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오선진은 자연스럽게 낫아웃도 부여되면서 1루에 나갈 기회를 얻게 됐다.

낫아웃이 되는 순간 투수 정재훈에게도 와일드피치(폭투)를 범한 것으로 기록지에 'WP'로 기록된다. 이때 유의할 점은 포수가 잡지 못할 공을 던졌을 때는 낫아웃이 되며, 포수가 잡을 수 있는 공을 못 잡게 되면 패스트볼이 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삼진, 낫아웃, 그리고 와일드피치는 가끔 일어난다. 그러나 보통 볼을 놓친 포수가 재빨리 공을 쫓아가 타자는 1루에 멈추는 것이 일반적인 낫아웃 상황이다.

그러나 두산 포수 용덕한은 파울이라는 말과 모션으로 주심에게 항의를 했다. 주심은 볼 데드를 선언하지 않고 인플레이를 시켰다. 용덕한은 계속해서 파울이라고 항의만 하고 있자 다급한 마음에 투수 정재훈이 볼을 주웠다.

그렇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오선진은 2루 베이스를 거쳐 3루에 안착했다. 그리고 나서 볼데드가 선언됐다.

당시 잠실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윤병웅(47) KBO 기록 위원장은 OSEN과 전화통화에서 "타자가 낫아웃으로 3루까지 진루한 것이 아니라 낫아웃으로는 1루까지 간 것이 맞으며, 2루를 거쳐 3루까지 간 것은 포수 용덕한의 실책으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나 역시도 야구 기록을 20년 넘게 했지만 낫아웃으로 타자가 3루까지 간 적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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