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로(過勞)로 숨진 기업 임원은 57명으로 단순 노무자 과로사(28명)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복지공단이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에게 제출한 '직업·연령별 과로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로사 인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1574명으로 이 중 남성(1412명)이 여성(162명)의 약 9배에 달했다.
직종별로는 단순 노무직의 과로사가 372명(23.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위 임원 및 관리자'가 365명(23.2%), '장치·조립종사자' 193명(12.3%)의 순이었고, 농·임·어업인은 4명(0.3%)으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단순노무직의 과로사는 2006년 125명에서 2010년 28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고위 임원의 경우 2006년 83명에서 지난해 57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단순 노무자들의 경우 그 사이 처우와 노동환경이 많이 개선된 반면, 기업 임원들은 여전히 높은 스트레스와 경쟁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로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오전 10시였다. 지난 5년간 109명이 이 시간대에 숨졌고, 오전 7~10시의 출근길에 전체 과로사의 25%가 몰려 있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는 "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아침 시간에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혈압도 가장 높고 혈액 점도도 높다"며 "생리적으로 뇌졸중·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돌연사가 일어나기 쉬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출근시간을 제외하고는 오후 2시(88명)와 3시(85명)에 과로사가 많았다. 가장 적은 시간대는 새벽 2시(28명)였다. 직종별로 과로사 집중 시간대가 달랐다. 단순노무직의 경우 오전 6시부터 밤 9시 사이에 과로사의 87%가 몰려 있었지만, 임원의 경우 새벽(오전 2~5시)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대에 10~20명이 과로사했다.